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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Feb 04. 2022

이런 게 성공 아닐까요?

<노인과 바다>에서 얻은 감동 나눔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많이 얻으면 성공한 것이고 얻지 못하면 실패한 것일까?

사람들은 그렇게 많고 적음으로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

그 기준대로라면 1억을 가진 사람보다는 10억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 것이다.

하루 일해서 하루 일당을 얻으면 본전을 뽑은 것이고 2~3일치 일당을 얻으면 이득을 봤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루 일해서 일당도 얻지 못하면 손해만 봤다고 한다.

이렇게 손해를 보면 실패한 것일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다 보면 성공과 실패가 과연 무엇인지 계속 고민을 하게 된다.

87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사람은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

그렇게 87일을 지내고 88일째 커다란 청새치를 잡는다면 성공일까 실패일까?

상어 떼가 그 청새치를 먹어치우고 겨우 뼈만 건질 수 있었다면 성공일까 실패일까?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많이 얻어야 성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이렇게 능력 없는 노인을 실패자라고 했다.

스페인어로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이라며 ‘살라오’라고 했다.

그 노인에게 고기 잡는 법을 배운 소년이 있었는데 소년의 부모조차도 그에게 이제 노인을 떠나 다른 배를 타라고 했다.

재수 옴붙을까봐 염려가 되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배를 탄 소년은 그 주간에 큰 물고기를 세 마리나 잡았다.

그리고 연이어 3주 동안 매일 큰 고기들을 잡았다.

노인은 집에 먹을 음식도 없고 마실 물도 없고 고기를 잡기 위한 미끼도 없었다.

얻은 게 없는 실패자니까 그렇다.

소년은 그동안 잡은 고기를 팔아서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노인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구해왔다.

누가 봐도 노인보다 소년이 성공했다.

노인의 배는 지지리도 운이 없는 실패자의 배이고 소년이 탄 배는 엄청 운이 좋은 성공자의 배였다.

그렇다면 이제 누구의 배를 탈 것인가?




사람들은 당연히 많은 물고기를 잡게 해 준 운 좋은 배를 타라고 한다.

그러나 소년은 노인의 배를 타겠다고 했다.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인 ‘살라오’와 함께 가겠다고 했다.

살라오가 된 노인은 그 말을 듣고 소년에게 안 된다고 했다.

살라오와 함께 있으면 같이 살라오가 된다는 논리였다.

소년이 탔던 배는 운이 좋은 배니까 그 배를 타야 한다고 했다.

그때 마놀린이라는 그 소년이 노인에게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운은 제가 가지고 가면 되잖아요.

전 아직 할아버지한테 배울 게 너무 많아요.

할아버지는 제게 모든 걸 가르쳐 주셔야 해요.”

소년은 할아버지를 실패자로 보지 않았다.

87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것을 실패라고 보지 않고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여겼다.

다섯 살 때부터 노인에게 고기잡이를 배웠는데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아마 다 배우려면 노인의 나이만큼 살아야 할 것이다.




<노인과 바다>는 출판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큰 감동을 받았고 삶의 지혜를 얻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게 무엇일까?

87일이든 88일이든 포기하지 않는 열정, 상어 떼와 싸우면서 청새치를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불굴의 의지, 꿈을 꾸더라도 원대하게 사자 꿈을 꾸는 것,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라는 명문장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소년의 삶의 자세에서 얻은 게 많다.

끊임없이 배우고 또 배우려는 배움의 갈급함을 얻었다.

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운을 가져오면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도 얻었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큰 감동을 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는 ‘살라오’를 떠나지 않고 그 노인과 함께 가겠다고 하는 소년의 마음이다.

“살라오와 함께 살라오!”

그런 게 성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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