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울음은 삶의 윤활유와 같다

by 박은석


동물의 얼굴에서는 볼 수 없고 인간의 얼굴에서만 볼 수 있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

영장류에 속하는 원숭이나 침팬지 등도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을 가리켜 웃는다거나 운다거나 하지 않는다.

감정표출은 분명한 것 같은데 사람에게처럼 웃고 울고의 분명한 말을 갖다 붙이지 않는다.

얼핏 보면 똑같은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웃고 울고의 구분이 분명하다.

태어나는 순간 울음소리를 내고 조금 있으면 빙긋이 소리 없이 웃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깔깔거리며 웃기까지 다양한 웃음 표정을 만들어낸다.

울음과 웃음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잘한다.

그리고 웃음과 울음은 사람마다 특징이 있어서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누가 웃고 우는지 분별할 수 있게 만든다.

웃음과 울음은 조물주께서 인간의 얼굴에 숨겨 놓은 중요한 보물임에 틀림없다.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은 ‘ㅅ’ 받침 하나 차이인데 그 뜻은 정반대가 된다.

표정도 소리도 전혀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소중한 얼굴이다.

기쁘고 즐거울 때 입을 활짝 열어서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낄낄낄 소리를 내며 웃는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옆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만든다.

반면에 슬프고 괴로운 일을 당하여 통곡하고 흐느끼며 우는 얼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그래서 웃는 사람 옆에서는 살짝 미소만 지어줘도 그 사람이 좋아한다.

자신과 내가 같은 편이라고 여긴다.

또 우는 사람 옆에서는 살짝 눈물만 비춰줘도 그 사람이 고마워한다.

자신의 슬픔에 내가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웃는 사람과 우는 사람 옆에서는 뭣 때문에 그러냐고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가 없다.

그냥 그들의 얼굴표정에 내 얼굴표정을 맞춰주기만 하면 된다.




통쾌하게 웃고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은 생명체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웃음과 울음은 동물들에게는 없는 우리 우리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한바탕 실컷 웃고 나면 마음이 담대해진다.

기쁨과 자신감이 넘치고 앞으로 뭔가 잘 될 것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긴다.

그런가 하면 실컷 울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진다.

울기 전의 놀랍고 당황스러웠던 상황이 눈물과 함께 씻겨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분명 맞닥뜨려야 할 일은 매우 힘든 일인데 차근차근 정리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고 보니까 웃음과 울음은 복잡했던 우리의 마음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윤활유와 같다.

윤활유가 부족하면 기계가 돌아가더라도 뻑뻑거리며 곧 망가진다.

그처럼 웃음과 울음이 없으면 우리 삶은 매우 삭막해지고 탈이 나고 말 것이다.

웃음과 울음이 사라진 세상을 생각해 보면 아마 그곳이 지옥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점 나이를 더해 가면서 웃음과 울음을 점점 줄여간다.

잃어버리는 것인지 빼앗겨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웃지 말고 울지 말라고 야단치는 소리 때문에 웃음과 울음을 빼앗겼을 것이다.

웃음과 울음을 잘 통제해야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니까 그렇게 따르려고 하다 보니까 웃음과 울음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웃음과 울음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 옆에 서면 어떤 얼굴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당연히 옆에 있는 사람과 비슷한 얼굴표정을 지어야 그 사람이 우리를 자기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밋밋한 얼굴표정, 화가 난 사람처럼 심각한 얼굴표정을 짓고 있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을 오가는 아기들이 더 행복하게 보이는 이유는 삶의 윤활유가 많아서 몸과 마음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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