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열역학 3가지 법칙 중에서 두 번째를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한다.
나 같은 문과생에게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물리학의 복잡한 계산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할 수는 있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가는데 좋았던 상태에서 안 좋은 상태로 간다는 것이다.
잘 익은 사과가 시간이 지나면 썩어서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잘 사용하던 물건이 낡아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엔트로피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자연환경을 사람이 개발하는 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의 손을 거친 자연환경이 망가지는 것을 보게 된다.
좋았던 것이 안 좋은 것으로 변한다.
엔트로피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안 좋은 상태로 변해갈 것이다.
자동차가 나오기 전에는 마차가 주된 교통수단이었다.
그런데 마차를 운행하려면 곳곳에 말을 먹이는 말구유가 놓여 있어야 한다.
말먹이인 건초가 온 사방에 흩날렸을 것이다.
말이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지는 않았을 테니까 길거리마다 말 배설물이 나뒹굴었을 것이다.
그게 마르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사람의 입과 코에 들어가서 건강에 해를 끼쳤을 것이다.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 자동차 공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못지않게 말과 마차로 인한 공해로 골이 아팠을 것이다.
그러던 때에 자동차가 발명되어 길거리에 나오자 엄청 좋아했을 것이다.
이제는 말과 마차로 인한 공해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의 기대대로 정말 마차 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이제 깨끗한 세상이 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한 공해가 밀려들었다.
엔트로피의 법칙의 현실화되었다.
엔트로피의 법칙은 물질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정신세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니까 내가 어렸을 때는 생각하는 게 밝고 희망차고 좋은 생각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못된 생각이 떠오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떨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생각이 병들어가는 것 같다.
응큼한 생각, 못된 생각,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이 점점 자리를 넓혀가는 것 같다.
내 마음과 정신이 낡아버린 게 분명하다.
전에는 쌩쌩 돌아가면서 좋은 소리들이 났는데 점점 느릿느릿 돌아가면서 투덜투덜거린다.
엔트로피의 법칙이 나의 정신세계는 피해 갈 줄 알았다.
열심히 노력하고 훈련하면 엔트로피의 법칙을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엄청난 착각이었다.
제아무리 노력하고 훈련을 해도 엔트로피의 법칙은 나를 피해 가지 않는다.
반드시 나를 지배하고 만다.
무서운 놈이다.
이 무시할 수 없는 엔트로피의 법칙과 힘겨루기해서 이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 엔트로피의 법칙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심조심 매사에 조심하면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
엔트로피의 법칙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내가 스스로 나를 조절해가도록 해야 한다.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영국의 마거릿 대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 보다.
그녀가 한 말이 내 마음에 딱 와닿는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조심하지 않고 가만히 두면 엔트로피라는 놈이 다 잡아먹는다.
그러니까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조심하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엔트로피를 아주 조금씩만 받아들인다면 10년, 20년이 지난 후에도 남들보다 훨씬 덜 낡은 모습으로 젊게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