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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박은석
Jun 01. 2022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차 5월 독서목록
2009년부터 이어오는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차 5월이다.
책 읽기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는 책을 쓴 작가와 굉장히 친해진다는 것이다.
사실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데 마치 이웃에 살고 있는 것처럼 이름을 보면 반갑고 잘 아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무심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읽은 책을 그도 읽었다고 하면 갑자기 무슨 결사단의 동지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난달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어느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요즘 이어령 선생의 책을 좀 읽었다고 했더니 그분께서 자기는 이어령 선생님 사모님과 아주 오랜 친구라고 말씀하셨다.
깜짝 놀라서 그러면 그 강인숙 선생님을 한 번 만나게 해줄 수 있냐고 했더니 그건 일도 아니라고 하셨다.
조만간 평창동에 있는 영인문학관에 한 번 찾아가 보려고 했는데 덕분에 강인숙 선생님과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한 권이 맺어주는 인연은 굉장히 질기기도 하고 또 굉장히 먼 곳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지난 5월에 읽은 책들 중에 김형석 선생의 책들이 여러 권 있었는데 연세로만 보면 그분은 내 아버지의 삼촌뻘 되신다.
같이 한 상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도 어려운 어른이신데 책을 통해서 그분을 내 마음에 품고 다니게 되었다.
서양 사람들에게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책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고 하는데 솔직히 여러 핑계를 대면서 제대로 읽지 않았었다.
그리스신화는 등장인물 이름부터 너무 낯설어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만 한다.
하긴 인물이 아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 읽은 버전은 청소년들을 고려해서 내용을 조금 줄이고 적재적소에 설명을 붙여 편집한 책이었다.
덕분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2천 몇 백 년 전에 살았던 호메로스와도 친해졌다.
작가 한 사람을 알게 되면 또 한 다른 작가 한 사람을 알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렇게 해서 5월에 알게 된 작가가 바로 폴 오스터였다.
<뉴욕 3부작>, <어둠 속의 남자>, <달의 궁전>, <빵 굽는 타자기>를 읽으면서 오스터가 타자기로 그려내는 사람이 내가 아닌가 착각에 빠져보기도 했다.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얼떨결에 집어 들었는데 서양 역사를 철학의 발전사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너무 유익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한 번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철학책은 나에게 거리가 멀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철학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류의 큰 스승들을 앞에 모시고 하나씩 배우는 기분이다.
그렇게 철학 선생님 한 명씩을 알아가고 있다.
다음에 배울 철학선생은 임마누엘 칸트이다.
그래서 슬쩍슬쩍 칸트에 대한 책을 살피고 있다.
월초의 책 읽기는 느긋한 마음으로 하지만 월말이 다가오면 긴박감이 더해진다.
목표로 한 만큼의 독서량을 채우려는 승부욕 때문에 안간힘을 쓴다.
자칫 책 읽기가 의무감으로 다가올 우려가 있다.
그럴 때 음악, 미술 등 예술에 관련된 책들을 보면 마음이 좀 씻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이나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이면 더욱 좋다.
그러면 예술가도 한 사람 알게 된다.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반납한다길래 잠깐 보자고 했다.
마크 로스코? 난생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었다.
이런 화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책장을 넘기며 흘깃 그림을 봤는데 몬드리안이 동양화를 그렸나 착각할 정도였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나에게도 마크 로스코의 그림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 글들을 읽으면서 이전에 몰랐던 한 사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책 읽기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1년 200권 독서운동 2022년 5월(순번은 4월 독서목록에 이어서)>
111. <이어령, 80년 생각>, 이어령, 김민희, 위즈덤하우스, 20220501
112. <왕의 십자가>, 팀 켈러, 정성묵, 두란노서원, 20220502
113.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최윤경, 문예출판사, 20220503
114. <철학자와 늑대>, 마크 롤랜즈, 강수희, 추수밭, 20220505
115. <서양철학사>, 버트런드 러셀, 서상복, 을유문화사, 20220509
116. <진리를 말하다 : 비극으로, 희극으로, 동화로>, 프레드릭 비크너, 오현미, 비아토르, 20220510
117. <마음의 법칙>, 폴커 키즈, 마누엘 투쉬, 김희상, 포레스트, 20220511
118.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홍성광, 을유문화사, 20220515
119. <일리아스>, 호메로스, 임명현, 돋을새김, 20220517
120.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임명현, 돋을새김, 20220518
121.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황보석, 열린책들, 20220518
122.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황양밍, 장린린, 권소현, 미디어숲, 20220519
123. <어둠 속의 남자>, 폴 오스터, 이종인, 열린책들, 20220521
124. <달의 궁전>, 폴 오스터, 황보석, 열린책들, 20220521
125.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김형석, 두란노서원, 20220522
126. <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김형석, 두란노서원, 20220522
127. <김형석의 인생문답>, 김형석, 교학사, 20220523
128.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김형석, 두란노서원, 20220524
129. <우리, 행복합시다>, 김형석, 김영사, 20220525
130. <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 배영란, 양장목, 20220525
131. <다르면 다를수록>, 최재천, 아르떼, 20220526
132. <빵 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 김석희, 열린책들, 20220527
133.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윤희기, 열린책들, 20220530
134. <칸트, 근세 철학을 완성하다>, 강성률, 글라이더, 20220530
135. <만남이라는 모험>, 샤를 페팽, 한수민, 대원씨아이, 20220531
136. <지적 행복론>, 리처드 이스털린, 안세민, 윌북, 20220531
137. <마크 로스코>, 제이콥 발테슈바, 윤채영, 마로니에북스, 202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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