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가고 좋은 게 오는 좋은 세상을 꿈꾼다

by 박은석


식사를 마치고 들어오는데 동료들이 커피 한 잔 마시자고 했다.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어떤 때는 커피가 안 땡기는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커피 맛이 아주 쓰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그런데 동료들이 하나씩 자기가 마시고 싶은 음료를 말하는 것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바닐라 라떼...” 메뉴를 부르는 소리를 듣다 보니 내 속에서 ‘커피 마시자, 커피 마시자’하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오늘은 커피를 자제하려고 했는데 더 이상 내면의 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결국 “더블 에스프레소에 샷 추가!”를 외치고야 말았다.

내가 졌다.

안 마시려고 했는데 안 마실 수가 없었다.

내 속에서 조그마한 소리들이 ‘마시자, 마시자, 마시자’ 속삭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소리를 뭉개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작은 소리라도 계속 듣다 보면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이 열려버린다.




어젯밤에 운동을 할 때도 그랬다.

나는 밤에 1만 걸음 걷거나 뛰기를 하는 것으로 운동을 삼고 있는데 어제따라 컨디션이 좋았다.

달리기가 편안한 날이 있는데 어제가 그랬다.

기분 좋게 달려가면서 이 정도 상태라면 쉬지 않고 내가 목표로 정한 곳까지 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마음속에 ‘이 정도 뛰었으면 됐어. 이제 그만 뛰자. 그만 뛰자’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라고, 조금 더 뛸 거라고 반박을 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걷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서 줄넘기를 할 때도 그랬다.

그 전날에 이어서 1천 번을 뛰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700번을 넘어가니까 또 마음속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만 뛰자, 그만 뛰자. 충분히 많이 뛰었다.’

마침 그때 내 앞으로 자동차가 다가오는 바람에 줄넘기를 멈춰야 했다.

주차하려고 하는 자동차를 핑계 삼아서 나는 1천 번의 줄넘기를 채우지 못하고 멈춰버렸다.




내 마음에 들리는 소리는 거의 대부분 작은 소리이다.

큰소리로 외치지 않는다.

그런데 번번이 나는 그 작은 소리가 속삭이는 방향으로 마음이 움직인다.

몸도 움직인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서브리미널 효과(Subliminal effect, 잠재의식 효과)’라고 한다.

반복해서 글을 보여주거나 소리를 들려주면 그 글에 쓰인 대로, 그 소리가 말하는 대로 반응한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그 효과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장사꾼들은 반복된 말을 외치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로고송을 만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것도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한때 아이스크림 광고 중에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이라는 CM송이 있었다.

그 광고를 계속 들어서인지 12시가 되면 으레 아이스크림, 그것도 브라보콘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의 의외로 많다.

서브리미널 효과 때문이다.




보슬보슬 내리는 가랑비는 훌훌 털어버리면 비 맞은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가랑비도 계속 맞으면 겉옷도 젖고 속옷도 젖는다.

그렇듯이 아무리 작은 말이라도 계속 반복되면 그 말이 우리의 내면을 적신다.

우리의 깊은 잠재의식 속에 그 말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충분히 쌓이면 그 쌓인 말대로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내면이 좋은 말들로 적셔지고 도배가 되고 쌓이게 해야겠다.

그러면 결정적인 순간에 그 좋은 게 툭 튀어나와서 나에게도 좋게 하고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좋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내 곁에 있는 사람의 내면에도 좋은 말들이 쌓이게 해야겠다.

그러면 그 사람도 무의식중에 좋은 말이 툭 튀어나오게 될 것이고 그 좋은 말을 내가 듣게 될 테니까 내 내면에도 또 좋은 것 하나가 쌓이게 될 것이다.

좋은 게 가고 좋은 게 오고 또 좋은 게 가고 또 좋은 게 오는 좋은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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