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를 흔히 농사에 비유한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았으면 인생 농사를 잘 지었다고 하고 자식을 잘 양육했다면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많고 많은 말 중에서 왜 하필 ‘농사’라는 말을 가져와서 인생에 비유하였을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인생살이와 농사가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그 비슷한 게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농사와 인생의 비슷한 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남들은 더 많은 것들을 찾아낼 수도 있을 테지만 내가 찾아낸 것은 일단 다섯 가지이다.
첫째로, 농사처럼 인생도 씨앗을 뿌려야 한다.
곡식농사든 과일농사든, 채소농사든, 농사는 씨 뿌리는 일부터 시작한다.
씨를 뿌리지 않고서는 거둘 수가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특히 어린아이였을 때는 부지런히 인생 씨앗을 뿌리는 시기이다.
논밭에 다양한 씨앗을 뿌리듯이 인생의 밭에도 여러 가지 씨앗을 뿌린다.
지식의 씨앗도 뿌리고, 지혜의 씨앗도 뿌리고, 건강의 씨앗도 뿌리고, 인간관계의 씨앗도 뿌린다.
많은 씨앗을 뿌릴수록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뿌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밭의 크기와 상태에 맞춰서 뿌려야 한다.
둘째로, 농사처럼 인생도 계속 가꾸어야 한다.
씨앗을 뿌리고 그냥 방치하면 제대로 된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매일 밭을 들여다보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매기도 하고 물과 거름도 주고 비바람에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씨앗이 잘 자라는지 들여다보고 가꿔주어야 한다.
아프면 치료해 주고 상하면 회복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몸도 가꾸고 마음도 가꾸고 실력도 가꾸어야 한다.
제대로 가꾸지 않은 농사에서 튼실한 열매를 얻을 수 없듯이 제대로 가꾸지 못한 인생에서 아름다운 삶을 기대할 수는 없다.
셋째로, 농사처럼 인생도 오래 기다려야 한다.
농사는 갑자기 ‘짜잔’하고 나타나는 마술이 아니다.
오늘 씨앗을 뿌리고 나서 내일 열매를 거두는 농사는 없다.
씨앗에서 싹이 나오고 또 줄기가 자라고 가지가 뻗고 꽃이 피고 진 후에야 열매가 맺힌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한 계단씩 올라가고 한 걸음에 징검다리 하나씩 건너가는 것이다.
건너뛰기가 통하지 않는 게 인생이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그때 경험하는 통과의례들이 있다.
이번에 한 종목을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다음 종목에 도전하는 게 아니다.
다음 종목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넷째로, 농사처럼 인생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농사꾼은 허리를 숙여서 곡식을 돌보고 땅을 돌보는 데 여념이 없다.
하지만 농사꾼이 허리를 펼 때는 항상 하늘을 쳐다본다.
제아무리 수고하고 땀을 흘린다고 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하늘을 보며 도와달라고 뇌까린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불철주야 노력한다고 해도 뜻하는 바를 다 이룰 수는 없다.
마음먹은 것처럼 될 때보다 그러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내 맘대로 되는 것은 내 마음밖에 없다.
그래서 내 할 바를 다한 후에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
다섯째로, 농사처럼 인생도 열매를 얻게 된다.
씨앗을 땅에 심고 잘 가꾸고 기다리면 열매가 생긴다.
곡식에서는 곡식이 과일나무에서는 과일이 채소에서는 채소가 나온다.
지독한 천재지변이나 재앙 때문에 농사를 망치지 않는 한, 반드시 열매를 얻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아온 날이 있으면 반드시 그 살아온 날만큼의 열매가 있다.
그러나 열매라고 해서 다 좋은 열매는 아니다.
어떤 것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만큼 형편없는 열매도 있다.
인생도 그렇다.
주변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인생도 있고 오히려 해를 끼치는 인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