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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남자는 말야
아들의 취미와 아빠의 고민
by
박은석
Jul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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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뭔가에 관심을 가지면 거기에 꽂히는 성향이 있다.
어렸을 적엔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백과사전, 공룡완구, 공룡그림책이 한가득이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은 시리즈 전체를 다운받아서 보고 또 봤었다.
뽀로로는 물론이고 빼콤, 타요타요, 도라에몽 등은 잊히지 않는다.
자기 외삼촌이 만든 ‘바오밥섬의 파오파오’는 충성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봤던 것 같다.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는 자기가 좋아하는 시리즈를 차곡차곡 구입했다.
처음에는 퀴즈과학상식 시리즈를 사더니만 빈대가족 시리즈, 도라에몽 시리즈, Who 시리즈 등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갔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책이나 고르는 것은 아니었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책이라고 내 아들이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자기 딴에도 분명한 기준이 있었다.
어느 작가가 그린 그림이 재미있다고 여겨지면 그 작가의 책을 수집하듯이 구입했었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니까 당연히 아들도 운동을 좋아하리라 생각했었다.
저렇게 어느 한 가지에 몰입하는 성격이라면 운동도 몰입해서 잘할 것 같았다.
일단 남들 다 배우는 태권도를 배우게 했다.
1년 반을 배우고 그만뒀다.
도통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축구교실에 보냈다.
축구교실 선생님이 제대로 안 가르쳐주신 것 같다.
설마 내 아들이 운동신경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태권도나 축구는 내 아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관심이 끌렸으면 거기에 몰입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걸 보면 관심 없었다는 증거다.
한동안 농구공을 가지고 나가기도 했는데 농구도 젬병이다.
탁구를 가르쳐줄까 했더니 그것도 싫다고 했다.
뭔가 취미가 있어야 하는데 안타까웠다.
그런데 그러던 아들이 요즘에 야구에 꽂혔다.
전에는 야구장에 가더라도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간식만 먹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다행히 아들은 내가 좋아하는 LG트윈스를 좋아한다.
선수들에 대한 신상정보도 제법 많이 알고 있고 각 선수의 응원가도 곧잘 부른다.
용돈을 털어서 유니폼과 모자도 구입했다.
응원도구도 하나씩 모으고 있다.
솔직히 나는 팬카페나 당근마켓 같은 데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물품을 구입하는데 아들은 비싼 가격에도 개의치 않고 새제품을 구입한다.
어렸을 적에 책을 살 때도 책 모서리에 혹시 찍힌 자국이 없나 면밀히 살피던 아들이었다.
야구용품을 구입할 때도 그 성격은 그대로이다.
얼마 전에는 유니폼에서 실밥이 하나 빠진 것 같아서 새 제품으로 교환하기도 했다.
이제 차곡차곡 LG트윈스에 대한 야구 정보를 수집할 기세다.
이 녀석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한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나로서는 야구장에서라도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서너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엄청 좋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아들이 태어났을 때 저 아들과 함께 공도 차고 배드민턴도 치고 공던지기도 하리라 마음먹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게 가능했다.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면 두 팔 벌려 아빠를 부르며 달려 나오던 아이였다.
여름철 수영장에 가면 아빠와 함께 물장구를 치던 아이였다.
그러던 아이도 머리가 커지면서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번 휴가에는 계곡이나 바다나,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에 간다 해도 아빠랑 신나게 놀아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놀거리가 생겼다.
야구장이다.
어제 시험 삼아 살짝 꼬셔봤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데 가겠냐고? 역시 함지박 웃음을 지었다.
야구에 꽂힌 내 아들에게 한 가지 소원이 생겼다.
전국에 있는 프로야구장을 모두 둘러보는 거다.
이미 부산은 갔다 왔다.
수도권이야 괜찮은데 대전과 대구,
창원과 광주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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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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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2009년 1년 200권 읽기 운동 시작. 2021년부터 1년 300권 읽기 운동으로 상향 . 하루에 칼럼 한 편 쓰기. 책과 삶에서 얻은 교훈을 글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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