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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ug 01. 2022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차 7월 독서목록


2009년부터 이어오는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차 7월이다.

아니, 작년부터 300권으로 조정했으니까 1년 300권 독서운동이라고 해야 하겠다.

1년에 300권 책을 읽는다는 게 나 같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할 줄 알았다.

20년 전에 같이 공부했던 형님이 있었는데 자기가 1년에 400권을 읽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무슨 만화책을 읽었나 생각했다.

또 다른 형님 한 명은 서울역 쪽방촌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 독서 운동을 시켰다고 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한 작가도 동참해서 독서지도를 해주었다고 하는데 1년에 300권 읽기 운동이었다.

그런데 책읽기에 맛을 들인 아이들이 3개월 만에 300권을 독파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읽기 덕분에 생활도 반듯해지고 동네에 빈번하게 일어났던 각종 청소년 관련 사건사고도 줄었으며 아이들의 성적도 올랐다고 했다.

책읽기의 효과를 톡톡히 받은 것이다.




책읽기의 효과야 그렇다 치지만 어떻게 3개월에 300권을 읽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아동서적을 읽히느냐고 물었는데 그 형님의 대답이 충격이었다.

책읽기 운동에서는 아동용 서적을 읽히지 않고 인문학 서적을 읽힌다고 했다.

그러니까 열 살 남짓한 아이들에게 <논어>, <맹자>, <삼국지> 같은 책을 읽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 어려운 책들을 읽어내고 무서운 속도로 독서량을 늘려간다고 했다.

하기는 우리 조상들도 글공부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천자문>, <동몽선습>을 읽혔다고 하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미국의 교육사상가인 존 스튜어트 밀도 6살 정도가 되면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히라고 했으니까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때 나는 막연하게 ‘나도 1년에 300권을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10년 전에는 불가능할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게 가능했다.




작년에 드디어 300권을 독파했다.

그 기세를 몰아 올해에도 목표를 300권으로 잡고 있다.

작년에는 8월 말에 200권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그보다 일찍 7월에 200권 독파를 목표로 삼았다.

가능할 줄 알았는데 7월 31일 자정을 넘긴 시점에서 199권이었다.

아쉽지만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언젠가 12월 31일 자정에 199권을 찍은 해가 있었는데 그때의 아쉬움에 비하면 지금은 넉넉하고 행복한 아쉬움이다.

작년에 이어서 2년 연속 300권 독파의 가능성을 보게 되니까 ‘이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불가능에서 불필요한 ‘불’ 자만 없애면 ‘가능’이 된다.

책읽기도 이렇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일들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도 꾸준히 도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읽기의 습관은 나에게 세상과 삶을 보는 눈을 바꿔주었다.




7월에는 우연찮게 죽음에 대한 책과 환경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다.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감동적인 내용들을 발췌한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는 잔잔한 호수처럼 죽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주었다.

반면에 박완서 선생의 <한 말씀만 하소서>는 폭풍 치는 바다처럼 아들의 죽음 앞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죽음을 이해하게 해 주었다.

유한한 존재인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죽음 앞에서 울부짖을 수 있는 자유는 있다.

그 울부짖음 때문에 죽음을 견뎌낼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인류세 : 인간의 시대>, <2050 거주 불능 지구>의 책을 읽으면서 곧 다가올 것 같은 지구의 죽음을 빨리 막아야 한다는 강한 자극을 받았다.

지금 지구의 생명은 노란불이 아니라 빨간불이다.

<나무수업> 같은 초록불이 들어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차 2022년 7월 독서목록(순번은 6월 독서목록에 이어서)


167.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 미셸 에켐 드 몽테뉴, 고봉만, 책세상, 20220701

168. <몽테뉴의 수상록>,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안해린, 원앤원콘텐츠그룹, 20220701

169. <파울 클레>, 수잔나 파르치, 유치정, 마로니에북스, 20220701

170. <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 세계사, 20220702

171. <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박설영, 바이포엠, 20220705

172. <기후 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리베카 헌틀리, 이민희, 양철북출판사, 20220706

173. <나무수업>, 페터 볼레벤, 장혜경, 이마, 20220707

174. <인류세 : 인간의 시대>, 최평순, 다큐프라임 제작진, 해나무, 20220707

175.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원앤원북스, 20220708

176. <마르셀 뒤샹>, 제니스 밍크, 정진아, 마로니에북스, 20220708

177. <25가지 질병으로 읽는 세계사>, 정승규, 반니, 20220709

178.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우야마 다쿠에이, 안혜은, 시그마북스, 20220710

179. <북경에서 온 편지>, S. 펄 벅, 오영수, 일광, 20220711

180.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송정림, 위즈덤하우스, 20220712

181. <고원에 피어난 사랑>, 루이제 린저, 박정윤, 한비미디어, 20220714

182.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장지연, 서해문집, 20220715

183.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송정림, 위즈덤하우스, 20220716

184.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차경아, 문예출판사, 20220716

185. <2050 거주 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김재경, 청림출판, 20220717

186.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우석균, 민음사, 20220717

187. <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용경식, 문학동네, 20220718

188. <분신>, 도스또예프스끼, 석영중, 열린책들, 20220719

189. <롤랑의 노래>, 김준한, 휴머니스트, 20220720

190. <천 개의 우주>, 앤서니 애브니, 이초희, 청림출판, 20220721

191.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 유정호, 믹스커피, 20220723

192. <처음 읽는 돈의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서수지, 탐나는책, 20220724

193. <솔로몬 왕의 고뇌>, 에밀 아자르, 김남주, 마음산책, 20220725

194. <가면의 생>, 에밀 아자르, 김남주, 마음산책, 20220726

195. <자살클럽>,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임종기, 열린책들, 20220728

196.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우스이 류이치로, 김수경, 사람과나무사이, 20220729

197. <세네카의 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정윤희, 메이트북스, 20220729

198. <패션의 흑역사>,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이상미, 탐나는책, 20220730

199. <에밀리 디킨슨의 유명한 시>, 윤명옥, 유페이퍼, 202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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