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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Sep 12. 2022

브런치 작가 2년, 매일 글 한 편 2년, 그리고 독서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은 지 2년이 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2020년 5월, 내 계정의 SNS에는 온갖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전달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등, 백신을 맞으면 염색체 정보를 빼앗긴다는 등, 인간의 탐욕과 죄 때문에 신께서 심판하시는 거라는 등 근거와 출처도 분명치 않은 말들이 나돌았다.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너무 답답했다.

화가 나기도 했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은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생각들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오래전부터 글 좀 써보려고 하기는 했지만 2020년 5월에는 반드시 써야 한다는 사명감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A4용지 1장 분량으로 하루 한 편의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이야깃거리가 많았는지 술술 글이 써졌다.




100편 정도 글이 모이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리라 마음먹었다.

적어도 100일 정도 꾸준히 글을 써 봐야 글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100편 정도 글을 모아두고 2020년 9월 초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단번에 승인 나지 않고 두세 번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브런치가 아니면 다른 데 알아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브런치팀에서 작가 승인을 허락한다는 축하 메일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 이메일을 삭제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삭제해 버렸다.

덕분에 시간이 지났을 때는 내가 언제 작가 승인을 받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다.

다행히 언젠가 브런치에서 작가 카드를 발급해줬는데 그 카드를 보니까 작가 승인일이 9월 11일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날짜들도 찾아보면 내 글은 2020년 9월 11일부터 올린 것으로 되어 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난 후에는 매일 글 한 편을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작가로 승인받은 초창기에 여러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탐독했는데 매일 글 한 편씩 쓰는 분들이 꽤 있었다.

남들이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나도 매일 글 한 편씩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종일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에 무리하지 않고 A4용지 한 장 분량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딱히 주제를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떠오르는 내용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분야도 제한하지 않고 문학과 음악, 미술, 역사와 철학 등 내가 읽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보려고 했다.

어떤 때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멋진 글들이 쏟아진 날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때는 영 형편없는 글이 나올 때도 있었다.

30분 만에 한 편 뚝딱 나올 때도 있었지만 한 시간이 넘도록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어쨌든 2년을 견뎌왔다.




글을 쓰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다.

그런데 내 안에 아무것도 없으면 끄집어낼 수가 없다.

끄집어내기 전에, 글을 쓰기 전에 내 안에 채워 넣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여행하면서 채우고, 어떤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채운다.

나는 주로 책을 읽고 생각을 하면서 채워나간다.

시간과 재정적인 면에서 여유롭지 못한 나로서는 그게 최선이었다.

어쨌든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서 꾸준히 책도 가까이했다.

지난 2년의 시간을 한번 결산해보았다.

지난 2년 동안 매일 브런치 웹사이트에 출석을 했다.

그리고 매일 한 편의 칼럼을 쓰고 브런치에 업로드했다.

770편이 넘는 파일이 내 컴퓨터와 브런치에 저장되어 있다.

2020년 9월 11일부터 2022년 9월 11일까지 읽은 독서량은 635권이다.

브런치와 함께 정말 치열하게 지내왔다.

그래서 오늘은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장하다! 박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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