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보약이다

by 박은석


일본의 여성 마라토너인 아리모리 유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8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을 때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

8초면 눈 딱 감고 숨 한 번 참고 내뱉는 시간인데 너무 아쉬웠을 것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이를 갈았을 것 같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3등이었다.

그것도 결승선이 보이는 메인 스타디움에 들어와서 역전당했다.

나도 국민학교 운동회 때 결승선을 5미터 정도 앞두고 역전당한 경험이 있다.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때 공책 몇 권을 받았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만 싶었다.

그런데 아리모리 유코는 당당히 인터뷰에 임했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이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오늘은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 그녀는 대단했고 칭찬받아 마땅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열심을 냈던 이유가 있다면 칭찬을 받고 싶어서였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구나 칭찬에 굶주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대단한 일을 했는데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으면 너무 슬플 것 같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신인선수가 첫 홈런을 칠 때가 있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고 더그아웃에 돌아오면 선배 선수들이 축하해줘야 하는데 다들 아무 관심이 없다는 듯이 엉뚱한 데를 쳐다본다.

그때 홈런을 친 선수는 머쓱해진다.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가 어색한 것이다.

물론 장난이기는 하다.

그다음 순간에는 모두가 모여들어 축하의 세리머니를 한다.

그러면 그 신인선수의 얼굴이 발그레하고 밝아진다.

머리통을 몇 대 얻어맞아도 기분 좋아한다.

그건 자신을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칭찬하는 표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칭찬을 들을 때는 얻어맞으면서도 기분이 좋은 것이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위인들의 전기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꾸며놓아서 어려서부터 영웅의 기질이 있었던 것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신경을 쓰고 살펴보면 위인들도 어렸을 때는 여느 아이들과 비슷하게 말썽 피우며 개구쟁이 시절을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개구쟁이 짓을 하다가 들키면 “쯧쯧, 저 녀석은 장차 뭐가 되려고 저러나?”라는 말로 단단히 혼이 나야 하는데 오히려 어른이 웃으면서 너그럽게 용서해주는 모습이 나온다.

마치 “허허, 그 녀석 당돌하구먼. 장차 용감한 장군이 될 놈이네.”라는 식이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개구쟁이 골목대장인 아이는 장군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해야 장군이 되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한마디의 칭찬 때문에 자신의 꿈을 골목대장이 아닌 훌륭한 장군으로 수정하게 된다.

칭찬 한마디가 장난기 심한 개구쟁이를 위대한 장군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치열한 경쟁사회다.

어떻게든지 남을 밟고 올라가야 살 수 있다고 한다.

남을 칭찬하는 말은 간데없고 온통 비아냥거리고 야단치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야단치고 나무란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다그친다고 해서 나아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한마디 말에 더욱 주눅이 들고 만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말은 한마디의 칭찬이다.

칭찬은 기쁨을 주고 의욕을 일으키며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그래서 칭찬을 듣는 사람은 생기발랄하며 긍정적이 되며 의욕적으로 일을 하게 된다.

칭찬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언어이다.

말라비틀어진 나무를 다시 살리는 생수와 같다.

완벽하기 때문에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사람에게는 칭찬이 필요 없다.

불완전하고 약하기 때문에 칭찬하는 것이다.

칭찬을 먹어야 살아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칭찬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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