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보물찾기하듯이 매일 뭔가를 찾고 있다

by 박은석


하루 동안 블루투스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정확하게는 잃어버린 게 아니라 어젯밤에 자동차 안에 뒀었는데 가지고 오지 않았다.

남들에게야 그게 뭐 대수겠냐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대수가 맞다.

일과 중에 틈틈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든지 오디오북을 듣는 나로서는 휴대폰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기기가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하도 자주 사용하다 보니까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서 완전히 충전을 해도 2시간을 넘어가지 못하면 새로운 제품을 구입한다.

물론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험도 강행해 보기도 한다.

그만큼 이어폰에 대한 애착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어폰 음질이 좋고 나쁘고를 판가름할 수 있는 수준의 귀를 가진 것은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이어폰은 오디오북을 듣는 용도, 책 읽기 서비스인 TTS 기능을 듣는 용도, 그리고 작업 중에 전화통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용도이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그 소중한 이어폰을 잃어버렸으니 하루가 무척 답답했다.

다른 이어폰으로 대충 하루를 때웠지만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흘렸을 만한 곳은 다 찾아보았다.

아무 데도 없었다.

혹시 자동차 안에 있나 해서 아내에게 물어봤더니 운전석 옆에서 봤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저녁이 되어 집에 와서 자동차를 살펴봤는데 이어폰이 없었다.

아내에게 집에 가지고 갔냐고 물어봤더니 가져와서 거실에 뒀다고 했다.

집에 올라와서 거실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이어폰이 없었다.

아들에게 준 에어팟만 덩그러니 있었다.

아내는 그 에어팟이 자기가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그게 아닌데.

에어팟은 어제도 오늘도 분명히 거실에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휴대폰으로 이어폰 찾기 기능을 실행했다.

그런데 어제저녁에 사용했던 위치만 잡혔다.

다시 자동차에 가서 싹 훑어봤는데 여전히 없었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아들에게 아빠 이어폰을 사용했었냐니까 자기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아까 자동차 안에 있었다고 했다.

엄마가 자기에게 아빠 이어폰이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대답해줬다고 한다.

아내는 분명히 자기가 집에 가지고 왔다고 하는데 집에는 내 삼성 갤럭시 이어폰은 안 보이고 애플 에어팟만 보인다.

이번에는 딸에게 이어폰 가지고 갔냐고 물어보니까 자기 이어폰이 배터리가 소진될 것 같아서 하나 더 가지고 갔다고 한다.

그게 어떤 이어폰이냐니까 하얀색이란다.

내 이어폰도 하얀색이니까 그거구나 생각했는데 딸은 줄이 달린 유선이어폰을 말하고 있었다.

이런! 도대체 내 이어폰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고! 도무지 찾을 길이 없어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아내의 핸드백을 뒤졌다.

5초도 안 되어 그 안에서 내 하얀색 갤럭시 버즈 프로 이어폰을 발견했다.

아내가 집에 가져온 것은 맞는데 그게 가방 안에 있었다.




어쨌든 잃어버리지 않고 찾았으니 다행이다.

단 하루 못 본 것뿐인데 오랜만에 보는 것처럼 반갑기도 했다.

이 녀석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니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다.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찾기에 혈안이었다.

못 찾으면 큰일 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어쩌면 내가 살아온 날들도 이렇게 뭔가를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을 찾았고, 자라면서는 친구를 찾았고, 사랑을 찾았고, 식구들을 찾았다.

지혜와 지식을 찾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들을 찾았고, 좋은 약들을 찾았다.

아직 찾지 못했을 때는 초조하고 답답했다.

그러다가 찾았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처럼 기뻤다.

여전히 나는 뭔가를 찾고 있다.

아마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 찾고 다닐 것 같다.

마치 보물찾기하듯이 하나를 찾고 또 하나를 찾으면서 하루 또 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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