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이어오는 1년 200권 독서운동 14년 차 9월이 지났다.
1년 200권 독서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한 달 독서 목표량을 17권으로 잡았었다.
한 주에 4권 이상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성공할 때도 있었고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1년 200권 독서를 달성할 때도 있었고 달성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목표는 언제나 1년에 200권, 한 달에 17권이었다.
되든 안 되든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다 보니 어느새 목표량을 뛰어넘는 독서 습관이 생겼다.
작년부터 목표량을 300권으로 조정했다.
한 달에 평균 25권은 읽어야 한다.
목표량을 정하는 것은 책 읽기 운동을 벌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목표를 달성하려고 억지로라도 책을 찾게 된다.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고 했는데 아직 그 경지까지는 다다르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은 든다.
작년 한 해 동안의 독서량은 306권이었다.
1년 200권 책 읽기 운동 중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해였다.
그전까지는 2009년의 252권이 최고였다.
그런데 올해에는 또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9월 마지막 날까지 252권을 독파했다.
작년에는 9월 마지막 날까지 232권을 읽었었다.
그러니 올해는 작년보다 스무 권 많게 읽은 셈이다.
그렇게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게 가능한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속독법을 배운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나도 신기하다.
한 시간에 고작 100페이지 정도를 읽을까 말까 하는 속도이다.
그런데 한 달 동안의 기록을 정리하면 읽은 책들이 차곡차곡 많이 쌓여 있다.
요즘은 집 베란다에 자전거를 설치하고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페달을 돌리며 운동을 한다.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앞에는 태블릿PC를 설치한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귀로는 듣고 눈으로는 전자책을 본다.
지난 9월에는 딱히 어떤 분야의 책을 주로 읽었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
시집 한 권에 여러 권의 소설책, 심리학과 자기계발 서적 몇 권, 그리고 신학책도 몇 권 읽었다.
그야말로 중구난방이었다.
그나마 조금 틀을 잡은 게 있다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전집을 보고 있다는 것 정도다.
너무 즉흥적으로 책을 고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든 책도 그 속에서 배울 게 있고 건질 게 있다.
조지프 헬러의 <캐치22>는 첫 문장을 “첫눈에 반해버렸다.”라고 시작한다.
이 한 문장을 건진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큰 소득이었다.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라는 책은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과 그 후에 찾아오는 장기기증의 문제를 굉장히 절제된 문장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도 오래전에 장기기증을 신청했지만 장기기증이 쉬운 일은 아니며 여러 고민거리들이 동반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9월에 읽은 책들 중에서 그래도 한 권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바이바 크레건리드가 쓴 <의자의 배신>을 추천하고 싶다.
갤런 그렌츠의 <의자>라는 책처럼 의자의 역사나 발전과정을 설명하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 제목이 <의자의 배신>이다.
의자 때문에 생겨난 인류의 질병과 습관들을 다룬다.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의자에 얽힌 온갖 인문학적 지식들이 쏟아져나온다.
의자에 상관없이 인문학적 지식을 원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또 한 권의 책은 자청이라는 작가가 쓴 <역행자>이다.
형편없는 청년이 거물급 사업가가 된 후 자신의 사업 성공 비결을 정리해서 소개한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기꺼이 공유하기로 했다.
그도 책 속에서 많이 얻었기 때문이다.
읽어보면 내가 왜 이 책을 소개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25. <외식의 역사>. 윌리엄 시트웰. 문희경. 소소의 책. 20220902
226. <현해탄>. 임화. 더플래닛.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