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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07. 2022

우리는 발전과 보존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지구에는 인간이 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2050 거주 불능 지구>라는 책을 읽어 보니 나 자신도 덜컥 겁이 났다.

지구가 인류를 받아내기에 너무 힘에 부칠 것이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었다.

일단 인구가 너무 많다.

20세기를 시작하던 1900년경에는 전 세계의 인구가 20억 명 정도였다.

내가 중고등학생 때만 하더라도 40억 인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80억 명이 넘는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1919년에 우리 조상들이 외쳤던 기미독립선언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를 ‘이천만 민중’이라고 했다.

지금은 대한민국에만도 5천만 명이 넘는다.

북조선의 인구까지 합하면 8천만 명이 되고 여기에다가 해외 동포와 중국 조선족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까지 합하면 9천만 명은 될 것이다.

100년 사이에 우리 한민족의 인구만 해도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때는 많이 낳으면 농사도 더 많이 짓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100년 사이에 이 많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개인이 해결할 수가 없다.

가정이 해결할 수도 없다.

국가도 해결할 수 없다.

인류 전체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

먹거리뿐만 아니다.

이제는 뭐든지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나는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안 괜찮으면 결과는 안 괜찮은 것이다.

나만 좋아서는 안 된다.

경제원리를 인용하여 최대 다수가 행복하면 된다고 할 수도 없다.

한 사람이라도 불행하면 그건 불행한 세상이 된다.

한 사람의 불행이 전체의 불행이 되기 때문이다.

사라예보에서 울린 총성에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의 죽음으로 4년간 4천만 명의 사상자를 낸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자녀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환경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서 지금보다 더 좋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자녀들에게 더 안 좋은 환경을 물려줄 확률이 99.99%이다.

우리가 좋은 것들을 다 빼먹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 사람들은 전혀 몰랐던 석유와 전기가 지난 100년 동안 인류사회에 큰 발전을 이루게 해 준 것처럼 미래에는 새로운 에너지가 나와서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도 있다.

글쎄올시다.

석유와 전기가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사회를 발전시킨 것은 맞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부작용도 있었다.

미래사회에 아무리 새로운 에너지가 발명되고 발견되더라도 그 뒤에는 또 새로운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인류는 환경을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넘겨준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환경이 무너지면 당장 자신의 삶도 안전할 수 없기 때문에 발전과 보존 사이에서 늘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그런데 인간들이 환경을 보존하겠다고 했던 방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을 더욱 망가뜨린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플라스틱만 해도 그렇다.

1860년대에 미국의 당구용품 사장이자 당구선수였던 마이클 펠린은 당시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의 재료를 바꾸려고 했다.

당구공을 만드느라 코끼리가 너무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당구공을 만드는 사람에게 무려 1만 달러의 상금까지 걸었다.

존 웨슬리 하이엇이라는 사람이 여기에 도전했다.

값싸고 단단하고 쉽게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는 기발한 제품 플라스틱을 만든 것이다.

그때는 플라스틱이 지구환경을 보호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100년 만에 플라스틱이 지구를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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