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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19. 2022

생각은 자유다, 창조다, 우리의 존재 자체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아주 단순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바로 생각이다.

높은 가지에 달린 과일을 보고 ‘저 과일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저것을 먹으려면 어떻게 하지?'라는 또 다른 생각을 낳게 되었다.

그다음에는 ‘나무에 올라가 볼까?’, ‘돌을 던져서 과일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긴 막대기를 이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런 생각이 행동을 낳았고 그런 행동들이 경험이 되었다.

그러면서 숙달된 작업이 가능하였고 더욱 효과적으로 과일을 따기 위해서 사다리 같은 물건을 만들게 되었다.

사다리는 단순히 높은 가지에 있는 열매를 따는 데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높은 곳에 물건을 올려놓을 때도 사용하였다.

인류는 땅에 발을 붙이고만 살지 않고 땅 위의 공중의 공간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시작은 높은 가지에 달린 과일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것도 생각의 힘 때문이다.

자연 상태의 사람을 보면 과연 이 험한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격투기 선수처럼 주먹 힘이 세다고 한들 오랑우탄에 비하면 애기 주먹과 같다.

병뚜껑을 딸만큼 단단한 이빨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사자의 이빨보다는 약하다.

염소처럼 들이받을 수 있는 뿔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호랑이처럼 강한 앞발을 가지지도 못했다.

털 많은 짐승들은 겨울의 눈 덮인 숲에서도 잘 견디는데 사람은 추위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박쥐 같은 놈들은 온몸에 바이러스들을 잔뜩 매달고 살아가는데 사람은 바이러스 하나만이라도 접촉하게 되면 죽을 둥 살 둥 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사람은 자연 생태계의 최상위자가 아니라 최하위자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사람이 가장 강한 존재가 되었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사람이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제우스가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를 통해 판도라라는 여자를 만들었다.

판도라가 너무 아름다웠는지 제우스가 판도라에게 상자 하나를 주면서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판도라는 그 상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살짝 열어봤다.

그 순간 상자 안에 있던 온갖 안 좋은 것들이 다 튀어나왔다.

순간 겁에 질린 판도라가 급하게 상자를 닫는 바람에 아직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은 건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판도라가 상자를 안 열었다면 우리가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았을까 아쉬워한다.

하지만 판도라를 탓할 게 아니라 상자를 선물로 준 제우스를 탓해야 한다.

상자를 받았으면 열어보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열어보지 말라고 하니까 얼마나 궁금했겠는가?

판도라는 상자 안에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뿐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니까 판도라는 사람의 본질에 충실했을 뿐이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었기 때문에 온갖 불행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인생의 단편만 보는 사람들의 말이다.

판도라가 상자를 안 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좋은 세상이 되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오늘보다 더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온갖 안 좋은 것들이 나왔기 때문에 그 안 좋은 것들과 대항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들은 끊임없이 생각을 했다.

그 생각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되었다.

그 생각들이 안 좋은 것들과 대항해서 이기는 법을 터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생각들이 인류 문명을 이만큼 발전시키게 된 것이다.

미래사회를 바라보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바로 생각하는 일이다.

생각하는 시간이 있는 한 우리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아무리 강한 힘으로도 우리 생각을 막을 수가 없다.

생각은 자유다.

생각은 창조다.

생각은 우리의 존재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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