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때처럼 꿈은 이루어진다!

by 박은석


월드컵 시즌이 돌아왔다.

4년마다 찾아오는 지구촌 축제의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5월에서 6월 중에 경기가 치러졌지만 올해는 사정상 11월에 치르게 되었다.

개최국인 카타르가 5월이나 6월에는 너무 덥기 때문에 선수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11월로 날짜를 조정하게 된 것이다.

월드컵을 떠올리면 길거리 응원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데 이번 월드컵에는 길거리 응원도 없다.

분명히 축제 기간인데 축제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월드컵을 보낼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이러는가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수준이 떨어져서 기대하는 마음이 줄어들었나 생각도 해 보았다.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조별 예선에서 1승도 얻지 못했던 때에도 열정적으로 응원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우리 대표팀의 수준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은 조용히 응원할 분위기다.




하긴 아직 우리나라의 경기가 치러지기 전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밤에 개막전을 치르고 조별로 한 경기씩 시합하다 보면 월드컵의 열기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방송사에서 20년 전 월드컵의 열기를 재조명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밤늦도록 아내와 함께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려보았다.

20년 전에 눈물 흘리며 기뻐 뛰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모습들일까?

그때 중학생이었던 이들은 30대 중반이 되었고 그때 중년이었던 이들은 지금은 지장에서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나?

나는 그때 갓 서른이었는데 지금은 이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다.

20년!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사이에 두 아이를 낳아서 고등학생, 중학생으로 키우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이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되었다.

그때처럼 “대~한민국! 짜자 자 자작!”

소리치고 손뼉 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 기억에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에도 세상은 뒤숭숭했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들이 너무 많이 생겼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도 그랬다.

어딘가 준비가 덜된 것처럼 보였고 나라 안팎의 어려움 때문에 세계인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88서울올림픽 때도,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군분투하며 선전을 펼쳐주었다.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온 국민이 보답을 하며 목청껏 응원했었다.

88년에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2002년에는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오! 오! 오! 오!”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고 어깨동무를 했고 얼싸안기도 했다.

그때 우리는 대한민국이었다.




아파트가 떠나갈 듯이 “골!”을 외치는 함성을 듣고 싶다.

지나가는 자동차의 본넷을 두드리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사람들도 보고 싶다.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빨간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에 뛰어다니고 싶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태극기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들고 나가고 싶다.

하루 종일 텔레비전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오는 그런 방송들을 보고 싶다.

다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는 신명 나는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2002년의 감동을 2022년에 재현하고 싶다.

그게 가능할까?

그때는 아주 특별했던 때였다고 해야 할까?

가능하지 못할 게 뭐가 있담?

그때도 우리가 그렇게 잘하게 될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

매 경기마다 기적의 연속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미라클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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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boongtak.tistory.com/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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