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찾아오지 않는가 싶었다.
아니 언제쯤 찾아오려나 싶었다.
달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봄에 딸에게 찾아와서 일주일을 괴롭힌 손님이 이번에는 아들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날 때쯤 아내에게 찾아왔다.
나는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 왔다.
아들은 지난 화요일부터 감금되어 있다.
아내는 아들을 두고 어디 가지 못한다.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지난 한 주간 그래왔듯이 오늘도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워낙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다.
아들에게 밥을 줄 때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비닐장갑을 끼고 문을 빼꼼 열고 일회용 그릇과 수저만 넣어주고 문을 닫았다.
아들이 화장실에 갔다 오면 소독약을 뿌려서 닦아내고 씻어내고 다시 소독약을 뿌릴 정도였다.
내가 소독한다면 믿을 수 없다며 절대로 건들지 말라고 했다.
그런 덕에 지난봄 딸아이가 앓을 때도 우리는 무사히 지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 집에서 제일 철저하게 관리를 하던 아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카톡이 왔을 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침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다고 한다.
지난 한 주간 4식구가 각자 흩어져서 잠을 잤기 때문에 간밤에 아내가 어떤 상태였는지 몰랐다.
분명히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멀쩡했었는데 오늘 목소리를 들어보니 팍 잠겨 있었다.
감기 걸렸겠지 생각했다.
그래도 확인하기 위해서 병원으로 갔다.
주말에도 문을 연 병원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내가 검사를 받으러 들어갈 때 비슷한 증세로 병원을 찾은 이들이 있었다.
검사는 금방 끝났다.
전에는 검사하고 꽤 기다린 다음에 알려줬는데 지금은 채 5분도 안 되어서 검사 결과가 나왔다.
“OOO씨, 양성 판정 나왔습니다.”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간호사도 아무런 감정의 기복이 없이 우리를 대했다.
‘이게 뭐지?’
혼란스러웠다.
다시 한 번 물어보고 또 물어보았다.
코로나 양성 판정받은 거 맞냐고.
대답은 맞다고 한다.
순간 이제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아내는 체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자기가 코로나 확진되면 너무 걱정이 될 것 같다고 말해왔었다.
그런데 이제 그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언젠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지금이었다.
나도 검사를 받으라고 하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다.
음성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참에 나까지 확진되어서 함께 맘 편하게 지내는 게 나은지 헷갈렸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은 2대 2다.
확진자 둘에 비 확진자 둘.
이미 한 번 걸렸던 딸은 초긴장이다.
학생회장으로서 곧 다가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축제를 끝으로 고3 수험생 모드로 진입한다.
절대 걸리면 안 된다.
그러려면 내가 집안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이제부터 가정주부로의 변신이다.
내가 입을 옷들을 거실로 꺼내놓고 아내를 안방에 들여보냈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 돌리고 건조기에 세탁한 옷들을 넣어 돌렸다.
아내가 쓸 일회용 용기들을 대충 챙겨주고 마트로 갔다.
당장 내일 아침에 뭘 먹일까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가 음식을 했던 적은 휴가 때나 명절 연휴 정도였다.
이제 적어도 일주일은 내가 식구들의 밥을 책임져야 한다.
다행히 지난 일주일 동안 연습을 좀 했었다.
자신감을 갖자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내일 아침식사는 미역국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생이와 굴이 보이네?
그 옆에 꼬막도 있고.
저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밤늦게 갔더니 30% 할인도 해 준다.
내일 아침은 매생이 굴국밥, 점심은 꼬막비빔밥이다.
아니면 아침은 거르고 점심에 꼬막비빔밥을 먹고 저녁에 매생이 굴국밥을 먹자.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에 내 실력이 점점 늘어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