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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Jan 27. 2023

이러다가 지구가 종말을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엊그제는 한낮의 기온도 영하 15도를 기록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늘은 영상의 기온을 보였다.

하루 사이에 온도가 15도를 넘게 오락가락했다.

얼마 전에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불과 30분 만에 영상 6도에서 영하 16도로 무려 20도가 수직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왜 이렇게 춥지?' 생각하는 순간에 가을 날씨가 지나고 한겨울로 접어들어 버렸으니 피부에 동상에 걸리고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추위는 이렇게 예상하지 못할 때 우리를 덮친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오히려 역습을 당하고 있다고 본다.

박중환 선생이 쓴 <식물의 인문학>이란 책에는 무분별한 개발로 숲과 식물이 사라진 지구가 지금 얼마나 몸살을 앓고 있는지 여러 가지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한 끔찍한 경고도 하고 있다.




카메룬 북부 고원지대의 열대우림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지역이다.

멀리 지평선까지 숲이 이어져 있고 30개의 화산에서 만들어낸 분화구 호수들은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보다 더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지역이 어느 날 갑자기 지옥이 되어 버렸다.

1986년 8월 21일 저녁에 니오스 호수 50m 아래에 있던 마을 주민들은 저녁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굉음이 들렸다.

목동 하다리는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호수 쪽에서 거대한 구름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이내 안개처럼 가라앉아 계곡을 따라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너무나 무서워서 하다리는 뒷산으로 도망쳤다.

곧이어 후끈한 온기와 썩은 달걀 냄새가 덮쳤고 하다리는 정신을 잃었다.

그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때는 이미 마을 주민 1,200명과 그 아랫마을 사람들 500명이 목숨을 잃은 후였다.




순식간에 사람도 가축도 그 이상한 구름 기둥 때문에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로는 그 구름 기둥의 정체가 순도 100%의 이산화탄소(CO2) 가스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양이 무려 160만 톤이었다.

그 정도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인 대한민국의  하루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두 배나 무겁기 때문에 호수 아랫마을을 덮친 뒤, 계곡을 따라 계속 아래로 16km나 흘러내리며 대참사를 잇달아 일으킨 것이다.

니오스 호수의 이산화탄소 가스는 호수 밑바닥에 퇴적된 유기물에서 생성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것들이 잘 갇혀 있었다 빠져나오려고 해도 위에서 강하게 누르는 물의 압력 때문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의한 급속한 기온 상승이 호수의 수온을 높이면서 수압이 낮아졌고 그 틈을 타서 가스가 분출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후학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서 지질학자들은 호수 밑바닥의 지각 변동 때문에 가스가 분출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이런 일도 충분히 일어날 것이라고 이미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공포감을 많이 갖고 있다.

 카메룬의 땅속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지각변동에서였는지 기후변화에서였는지 어쨌든 땅 밖으로, 해수면 위로 빠져나왔다.

그런데 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무서운 메탄카스가 북극권의 영구 동토층 아래 묻혀 있다.

빙하로 덮인 영구 동토층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리라고는 별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녹아버릴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갇혀 있던 메탄가스가 분출하게 될 것이고 그 후에는 끔찍한 현실이 된다.

새삼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던 스피노자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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