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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Feb 20. 2023

부자가 되는 게 꿈인 사람들에게 드리는 글


요즘 우리 사회에 큰 관심을 끄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부자가 되는 이야기이다.

십대의 아이들에게 장래의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건물주가 되는 것이라는 대답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보니까 실제로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이십대의 청년들의 꿈도 빨리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삼십대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몇십억 원을 모아서 노후 준비까지 마치면 직장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고 한다.

늦어도 사십대까지는 그 꿈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을 일컫는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라는 신조어가 이미 사전에 등재된 상태이다.

어떤 이는 주식투자를 하라고 하고 어떤 이는 부동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하며 어떤 이는 순리대로 살지 말고 역행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은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제나라에 국씨라는 큰 부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송나라에 사는 향씨가 찾아갔다.

그는 국씨에게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되었는지 물었다.

국씨는 그에게 자신의 비결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나는 도둑질을 무척 잘했답니다.

그래서 도둑질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집안 형편이 넉넉해졌으며 2년 만에 풍족해졌고 3년 만에 크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내가 도둑질해서 벌어들인 것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말을 들은 향씨는 크게 기뻐하며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곧바로 도둑질에 돌입하였다.

그는 남의 집 담을 뛰어넘기도 했고, 담벼락에 구멍을 뚫기도 했다.

그렇게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가서 닥치는 대로 들고 나왔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붙잡히고 말았다.

그는 심한 매질을 당하였고 도둑질한 것을 모두 변상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까지 몰수당하였다.




그는 국씨의 말을 들었다가 망하게 되었다며 국씨를 찾아가 하소연하였다.

향씨의 말을 다 들은 국씨는 “아이고 이 사람아! 그대는 도둑질하는 도리를 잃어버린 것이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도둑질 방법을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하늘에는 때가 있고(天時), 땅에는 이로움(地利)이 있다고 들었소.

그래서 하늘의 때와 땅의 이로움을 훔친 것이오.

구름과 비가 만들어놓은 물로 나의 벼를 기르고 곡식을 키웠소.

땅에서는 새와 짐승을 훔치고, 물에서는 물고기를 훔쳤으니 도둑질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었소.

모든 벼와 곡식과 흙과 나무와 새와 짐승과 물고기는 모두가 하늘이 낳고 기른 것이니 어찌 나의 소유물이라 하겠소? 나는 하늘의 것을 훔쳤던 것이기에 당신과 같은 재앙을 당하지 않은 것이오.

그러나 당신은 금과 옥과 비단과 재물처럼 사람이 모은 것을 훔쳤으니 잡혀서 매를 맞고 있던 것도 다 뺏기게 된 것이오.”




<열자(列子)> 황제편(皇帝編)에 나오는 옛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나의 마음에 와닿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어떤 사람도 자신의 노력만으로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얻은 만큼 누군가는 잃는다.

그것을 제나라의 국씨는 하늘과 땅과 물로부터 자기가 도둑질했다고 표현했다.

둘째로, 자신이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들도 사실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래 내 것이 아니었기에 나의 것이 아니고 영원히 내 것이 될 수 없기에 나의 것이 아니다.

나는 잠시 잠깐 동안 그것을 훔치고 빌려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셋째로,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누려야 한다.

그 사실을 알기에 국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국씨가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오늘날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두 다 국씨 같은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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