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어느 날 보면 꽃은 피어

가끔은 신경 좀 안 쓰고 사는 것도 괜찮아.

by 퍼시픽워드샵


거실에 식물들 있잖아.

진짜 웃긴다.


내가 잘 키우겠다고 하잖아.

그러면 꽃이 안 피어.

근데 어느 순간 내가 신경을 못 써주고 좀 애가 메마르잖아.

그럼 꽃이 핀다?


어 얘가 꽃 폈네? 하면 꼭 내가 신경을 안 써줄 때였어.

나 살아있어요,라고 얘기를 해 주는 거야.

식물도.

나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어.


꽃이 핀다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너무 집착하거나 연연해하면 안 좋은 거 같아.


어, 어느 날 보니까 꽃이 피어있네?

정도가 좋은 거지.


관계에서도 지극정성인 게 집착일 수 있고 피곤할 수 있어.

각자 자기 삶 사는 거야.

식물도 자식도.

강아지도.

자기 삶을 살아야 해.


굳이 너와 내가 끈끈한 사슬로 얽혀있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게 좋아.

가끔은 신경 좀 안 쓰고 사는 것도 괜찮아.

그렇다고 죽지도 않고 망가지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