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신경 좀 안 쓰고 사는 것도 괜찮아.
거실에 식물들 있잖아.
진짜 웃긴다.
내가 잘 키우겠다고 하잖아.
그러면 꽃이 안 피어.
근데 어느 순간 내가 신경을 못 써주고 좀 애가 메마르잖아.
그럼 꽃이 핀다?
어 얘가 꽃 폈네? 하면 꼭 내가 신경을 안 써줄 때였어.
나 살아있어요,라고 얘기를 해 주는 거야.
식물도.
나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어.
꽃이 핀다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너무 집착하거나 연연해하면 안 좋은 거 같아.
어, 어느 날 보니까 꽃이 피어있네?
정도가 좋은 거지.
관계에서도 지극정성인 게 집착일 수 있고 피곤할 수 있어.
각자 자기 삶 사는 거야.
식물도 자식도.
강아지도.
자기 삶을 살아야 해.
굳이 너와 내가 끈끈한 사슬로 얽혀있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게 좋아.
가끔은 신경 좀 안 쓰고 사는 것도 괜찮아.
그렇다고 죽지도 않고 망가지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