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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Feb 17. 2023

위로의 미소

뽕이 씨의 미소는 백만 불짜리  미소

뽕이 씨는 본인이 이쁜 줄 안다


솔직히 뽕이 씨는 우리 가족 중 제일 예쁘긴 하다.(부럽...)

'개 예쁘다' 말이 이래서 나왔나 보다.


매일 보아도 이쁘다.

다시 보아도 이쁘다.

그리고 성격은 4가지가 없다.

미모의 뽕이 씨는 집에선 불러도 안 오고 간식 적다고 밥그릇 패대기치는 것도 기본이다.



그런데 4가지 없는 뽕이 씨가 밖에만 나가면 미소천사가 된다. (이중인격?!)


뽕이는 산책을 갈 때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한테 일단 얼굴부터 들이민다.


"나 이뻐?  나 이쁘지?   이쁘다고 빨리 말해줘~"


그리곤 결국 그들에게서 이쁘다는 칭찬을 듣고 나서야 뿌듯한 표정으로 산책을 계속 진행한다.


"자, 오늘도 미모 칭찬 좀 받으러 가 볼까나?"


여기도 보고~


저기도 보며~  자신을 칭찬해 줄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한참 산책을 하던 중 길가에 혼자 구부정하게 앉아  노숙하며 소주를 마시고  있던  60대 정도의  남성분이 있었다. 행색이 다소 남루해 보였다. 뽕이 씨는 나를 끌고 그 사람 앞으로 갔다.

뽕이 씨는 그 아저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활짝 웃었다.


 나는 혹시 뽕이가 위험하지 않을까 다소 걱정을  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분이 소주병을 내려놓고선  뽕이에게


 "아이고~  너 되게 예쁘게 생겼네~요놈 웃는 거 좀  봐라~"


라고 말하며 뽕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조금 전까지 지치고 우울해 보였던 그 아저씨의 얼굴에서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  


뽕이는 아마 칭찬해 달라고 그 아저씨에게 먼저 다가갔을 것이다. 그런데 뽕이의 그 순진무구한 웃음이 삶의 고단함에서 주저앉아 있는 를 웃게 만들었다.


"나라면 낯선 사람에게 미소라도  지을  있을까?"  


나는 그 아저씨를 이유도 없이 경계했었다.


가끔은 뽕이가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다.


뽕이 씨얼굴도, 마음도 집사보다 낫구나~


'데헷~'하고 웃는 뽕이 씨의 미소는 백만 불짜리 미소다.



실컷 얼굴자랑하며 산책하던 뽕이 씨.

집에 갈 때는 피곤하다며 자신을 안고 가란다.


 집사 :  "네네~ 집사 분부 받들겠습니다~"


뽕이 씨 :  "개만족"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말이 있다.

역으로 해석하면 강아지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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