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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Mar 07. 2023

 범죄 불평등 사회


할머니는 그림처럼 공중에 붕 떠서 날아갔다.

그 옆 한 손에 아이스크림이 줄줄 흐르는 것도 모른 채  겁에 질린 꼬마 여자아이.


할머니에게  주먹을 휘두른  남자는 할머니의 돈을 빌려간 아줌마의 아들이었다.


70대의 할머니.

비가 세는 월셋집.

문맹.

5세 여아.

지방의 허름한 동네.


이 키워드들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


할머니가 동네 아줌마에게  빌려줬던 돈을 받으러 간 그날 남자에게서 폭행당하는 것을 꼬마는 보았다.


어둠침침한 영화 한 장면이 머리에 각인된 것처럼 여아 머릿속스크린엔 그때 그 장면이 무한 재생된다.


꼬마는 어른이 되어서도 반복되는 재생 장면과 함께 죄책감과 후회가 떠오른다.

그때 아이할머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날 할머니의 한쪽 얼굴은 퍼렇게 부어올랐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손녀에게 저녁밥을 지어 주셨다.


나의 어렸을 때의 상흔과 같은 아픈 기억이다.

어렸을 땐 몰랐다.

왜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지.


'재난 불평등'이라는 말이 있다. 재난이 일어나면 부유층 사람들보다 빈곤층에 더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쉬운 예로 영화 <기생충>생각해 보면 된다.  비가 많이 올 경우 부유층은 캠핑이나 소풍을 연기하는 등의 '약간의 불편함'만 겪는다. 그러나  빈곤층은 하수도가 역류하여 오물로 집이 침수된다.  삽식간에 모든 것을 잃는다. 삶의 터젼이 없어진다.

단지 비만 많이 왔을 뿐인데. 


범죄도 불평등하게 일어난다. 부유층보다 빈곤층에서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 가끔씩 부유층에 대한 범죄가 자극적인 뉴스로 이슈화되긴 하지만 부유층보다 빈곤층에서  일어나는 범죄 발생률이  절대적으로  다.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온갖 유무형의 폭력도 힘의 불평등 때문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때렸다.

누군가가 당신의 권리를 짓밟는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막말을 던진다.

누군가가 당신을 추행한다

 

도대체 왜?


당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당한 것이 아니다.

단지 당신이 힘이 없어서다. 


법이 보호해 주는 울타리는 현실적으로 사회적 취약층에겐 목초지에 둘러놓은 작은 나무 울타리보다도 허술하다. 그 낮은 울타리 너머로 범죄는 스며든다.


부유층들은 철옹성의 성벽에 둘러싸여 산다.

그에 반해 힘이 없는 계층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그리고 지나가는 불량배에게도 힘없이 당할수 밖에 없다.


살면서 진짜 힘을 갖는 게 무엇일까 계속 고민 중이다.

5세 때의 되돌아갈 순 없지만 나는 여전히 삶의 안전을 갈구한다. 현재의 많은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도 안전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회의 보호 울타리는 아직도 낮고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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