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뽕이 씨는 화가 많다. 목욕을 하고 나면 화를 내고(정작 목욕할 땐 순순히 체념하고 받아들이지만) 간식이 적어도 화를 낸다. 특히 자다 깨면 화가 아니라 마구 짖으며 G랄을 한다.
목욕한 후 화가 많이 났다
잠이 와도 화를 많이 낸다.
그래도 뽕이 씨가 집사를 걱정해 주고 응원해 줄 때가 있다.
바로 내가 화장실 갈 때.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린 어릴 때 똥만 잘 싸도 부모님에게 '황금똥'이라며 컬러며 양이며 질감
까지 칭찬받았다.(혹시 지금 식사하는 중이라면 미리 죄송하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면 화장실 가는 일이 다소 부끄러운 일이 된다. 앞자리 직장 동료가 일하다 말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한 손엔 물티슈를 움켜쥐고 어디론가 다급히 간다. 배탈이 난 모양이다. 아마 화장실에선 오케스트라와 폭죽소리가 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다른 동료분이 같은 시간에 그 화장실에 가질 않길 바란다.
왜냐하면 배탈 난 그분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거사( 巨事)에집중하길 바라니까. 하지만 나는 그분에게 실제로 아무 티를 낼 수가 없다. 어른들끼리 배변, 특히 배탈까지 언급하는 건 어쩌면 예의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내겐 그런 상황에 든든한 응원군이 있다.
평소 한 성격 하는 뽕이씨지만 내가 배가 아플 때, 화장실에서 고군분투를 할 때 제일 많이 걱정해 주고 응원해준다. 처음엔 욕실문을 닫았지만 뽕이 씨가 문 밖에서 낑낑대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 집사가 저 무서운 곳에서 한참을 앉아 끙끙대는 모습이 걱정되나 보다. (뽕이 씨 머리엔 욕실은 목욕하는 무서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