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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Mar 24. 2023

집사, 뭐 잊은 거 없어?

우리 집에서 사랑스럽고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

눈만 마주치면 스윽 다가와선 내게 발을 내민다.

집사한테 발 한  2초 정도 만지게 해 주고 또 간식 달란다. 

(내가  뽕이 씨의 '스키너의 상자' 지렛대가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


*스키너의 상자 실험

ㅡ선택적으로 보상의 강화와 벌을 통해 그 반응이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방법.

ㅡ스키너 상자 실험에서  '조작적 조건 형성'이란?

스키너 상자 안에 있던 배고픈 쥐가 우연히 지렛대를 누르게 되면 먹이를 획득(강화)하게 되면서 지렛대를 누르는 '학습'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것을 '조작적 조건 형성'이라고 한다.


빚 받으러 온듯한  당당하고 뻔뻔스러운 뽕이의 눈 빛을 보라.

앙다문 'ㅅ'모양의 입도 인상적이다.

눈만 마주치면 저러니 상당히 부담스럽다.

이봐, 스키너 지렛대 집사야!  발 한쪽 만지게 해 줄테니 간식 내놔.




마침 뽕이 씨 간식이 똑 떨어져서 부엌을 뒤졌더니 생밤이 있었다.


"딱딱한 생밤을 뽕이 씨가 먹을 수 있으려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뽕이 씨는 작고 하찮은 이빨로 딱딱한 생밤을 오도독~ 오도독~  잘만 씹어먹는다.

하긴, 왕년에 개껌 좀 씹어본 뽕이 씨였지. 내가 깜빡했다.

생밤은 아삭한 식감이 별미지~




뽕이 씨는 무표정할 땐 옹졸하니 입이 작아 보이는데 먹을 때 보면 빅마우스다. 입이 쩍쩍 잘도 벌어지는구나~





뽕아..  카페트에 생밤을 그렇게 질질 흘리면 ..(카페트 세탁한 지 딱 이틀 됐다)

카페트는 점점 생밤 가루와 뽕이 씨의  범벅으로 초토화되어간다.

우리 집 세탁기가 또 카페트 빨래하느라 고생하겠구나. 미안해, 세탁기야...

생밤을 반은 먹고 반은 흘리는 것 같다. 내 카페트...




눈을 감고 생밤을 제대로 즐기는 뽕이 씨의 표정을 보라. 미슐랭도 울고 갈 표정이다.


먹방 유튜버 강아지들아,

똑똑히 보아라~!  이것이 '찐 먹방'이니라!

뇸뇸뇸~  너무너무 맛나~~




집사놈아, 사진 좀 그만 찍어!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댔어!

뽕아, 음식 입에 넣고 짖지마...


TMI :  뽕이 씨는 생밤 껍질과 밤 알맹이를 잘 발라먹는다. 혹시 밤 껍질이 목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식신' 뽕이 씨는 밤껍질 정도는 퇘퇘~ 하고 잘 뱉고 알맹이만 쏙 빼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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