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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May 01. 2023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타이니한 도구들이 타이탄을 만든다

삶의 항로에서 길을 잃을 때, 또는 내가 가야 할 방향이 헷갈릴 때 누군가의 발자국 하나가 내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나는 그 발자국을 책에서 찾곤 한다.


'책에서 이정표 찾기'는 일단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서 좋다. 내가 매번 같은 질문을 해도 책은 짜증 내지 않는다. 책을 한번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와 같은 책을 두 번 읽고 답을 찾을 땐 답이 달라진다. 아니, 좀 더 답이 명확해진다. 시간이 지나서 아는 만큼 보여 서리라.


수많은 리뷰와 책의 구절구절들을 인용하는 콘텐츠들 덕분에 '타이탄의 도구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나도 2017년도쯤인가  하루 만에 읽어버렸던 책이다. 그러나 지행합일( 知行合一 )이 되지 않아서인지 책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신간을 열 권은 더 구매해 놓아서 읽어야 할 책들이 산떠미 같은데도 불구하고 반짝반짝한 새 책들은 제쳐두고 7년 전에 읽은 '타이탄의 도구들'을 재회독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의미로 일종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나의 당면과제는 하루의 시작이 지옥 같다는 점이다.  이 지옥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2년이 넘도록 수면제를 복용 중이다. 일반인들이 복용하기엔 고용량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수면제라도 먹어야 겨우 3시간 정도를 잘 수 있다. 자율신경계가 고장 나면 삶이 참 불편해진다.


그렇게 겨우 눈을 붙이고 일어나면 목구멍에서부터 올라오는 약 내음과 메슥거림 때문에 나의 아침은 수술뒤 마취에서 방금 깨어난 듯이 엉망진창이다.


ㅡ나의 당면 문제 :  어떻게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예전처럼 졸림이 가득한 아침이라 하더라도 약 냄새와 속이 뒤집히는 불쾌감이 아니라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까?


작가 김영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책을 쓸 때 대부분의 작가들은 가장 중요한 내용을 책 앞쪽에 쓴다고. 역시 김영하작가 말이 맞았다!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문제점들에 대해 이 책의 앞부분에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었다.  정답이 아니라도 좋다. 내겐 작은 조언이라도 필요하다.


ㅡ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ㅡ

1. 잠자리를 정리해라 (공간력)

ㅡ잠자리를 정리함으로써 하루의 시작을 작은 성취감으로 시작해라.


2. 내 생각을 관찰할 수 있도록 기상직후 명상해라.(10~20분)

ㅡ우리는 깨어있는 동안 머리 위로 총알이 쌩쌩 날아다니는 최전선에서 웅크리고 있는 듯한 기분을 매일 느낀다. 아침에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명상함으로써 전쟁터의 참호 속에서 나와 언덕 꼭대기에 서서 전장 전체를 내려다보는 지휘관이 될 수 있다.


3. 한 동작을 5~10회 반복하라(1분)

ㅡ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상태준비와 잠을 깨기 위한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라.


4. 차를 마셔라(2~3분. 보이차 또는 녹차)

ㅡ 아침에 마시는 차는 인지능력 개선과 지방분해에 좋다.


5. 아침일기를 써라. (감사일기)

ㅡ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위한 감사의 일기를 써라. 언제나 미래에만 집중하며 체크 리스트와 실행의 연속에 허덕이는 삶은 우리를 불안 속에만 가둘 뿐이다.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간단히 써봄으로써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며 책 목차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책 제목처럼 '타이탄의 도구'까진 못되어도 '타이니한 도구'라도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길을 찾는 열쇠가 되길 희망한다.


책 전반에 걸쳐 타이탄의 도구들은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으로 가득한 책이다. 그러나 한 꼭지씩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 성공한 타이탄들에게는 삶의 질서가 흐트러지지 않는 각자의 루틴이 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들이 모여 별것, 즉 위대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타이탄의 도구들을 타이니한 도구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도 같다. 매일의 타이니한(구체적인)  도구(루틴)가 모여 평범한 사람을 한 분야, 또는 여러 분야에서 정상의 위치로 만드는 것이다.


태어난 김에 그냥 사는 것이 아니듯, 잠에서 깨어났으니 그냥 하루가 시작되게 하지는 말아야겠다. 그렇게 되면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덧 '삶이 사라지는 것'이 될지도 모르니까.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삶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와도 직결된다.


나의 하루, 나의 삶을 내일부터 타이니한 루틴으로 매일 실천해 보고자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아침을 얼마나 일관적으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ㅡB.J. Novak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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