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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May 16. 2023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이제는 독학의 시대다!

제도권 교육을 받고 다시 그 제도권 교육이라는 학교라는 곳에서 20여 년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는 나는 제대로 배웠고, 제대로 가르쳤나?" 라는 의문이 생겼다. 인생을 관성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에는 부끄럽지만 '이런 질문 자체를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구차한 변명을 하고 싶다.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던 나는 호구지책으로 그저 오늘 일과를 끝내고 나면 내일의 일과를 준비해야만 하는  단시안적인 시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나의 생각의 흐름은 이랬다.


1. 어?  왜 늘 하던 일이 갑자기 불가능해졌지?

(현재 학교수업 불가능, 대인기피증, 공황, 이명증, 불면증 등으로 인생의 바닥을 기고있는 중이다)


2. 건강했을 때의 나는 내게 주어진 일들을 제대로 하고 있었던 건가?


3. 나는 그동안 학교에서 대체 무엇을 배웠고, 알고 있고, 그것을 가르쳤을까? (EBS 수능특강영어???)


4. 이 모든 것에 의문이 생겼고, 그렇다면 나는 이제부터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제대로 알고 배우면 될까?


5. 또한 이것들을 어떻게 새로 배워야 할까?


'독학''삶의 무기'라는 두 단어가 현재의 내게는 앞으로의 삶의 여정을 나아갈 수 있는 키워드처럼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내가 받은 고등학교 수업도, 대학교 수업도 독학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학생에서 벗어나 교사가 되었을 때도 수업 교재가 주어지면 독학 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몰랐다. 독학이 나의 삶의 무기였었는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식 산업과 디지털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바. 르. 게. 배워야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되는지 갈급증을 느끼던 차였다.


이 책의 저자는 마케팅이나 경영학, 조직론, 심리학과 같은 학문을 학교에서 정식적으로 배운 적 없이 대기업광고대리점, 외국계 전략 컨설팅 회사, 경영대학원 및 인재 육성 및 철학 워크숍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독학파 비즈니스맨이자 저자'라는 점이 내게 큰 매력이었다.


저자는 독학의 기술은 '지식을 기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현재는 엄청난 변화의 시대이다. 인풋 된 지식 중 시대에 뒤떨어져 효용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인풋 한 정보를 '핵심만 추려내' 통째로 밖에 내놓는다. 이때 추출한 핵심을 축적하는 장소는 외부의 디지털 스토리지며 뇌는 '인풋 된 정보의 추상화 및 구조화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가 말하는 독학이 필요한 네 가지 이유다.


첫째,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급속히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교사로서 통감하는 바다)


둘째, 지금의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셋째, 노동기간은 길어지고 기업의 전성기는 짧아진다.(기업이 망한 다기보다 '전성기 수명'을 의미한다)


넷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지금은 누구라도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입수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정보가 너무 많아 독학이 힘든 시기이기도 한 것 같다. 무얼 보고, 알고, 배워야 할까? 지적 생산을 최적화하는 독학의 메커니즘 전략으로 야마구치 슈는  독학을 시스템화하여 다음의 4단계로 정리했다.


1. 전략 단계

ㅡ독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따라서 배우고 무엇을 배우지 않을지 결정하는 전략이다.

한정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무기를 모으는 단계로서 독학 시 테마를 정하고 장르를 크로스오버를 하면 창의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보통은 철학, 역사등 장르를 정하고 독학을 하다 보면 목표 없이 방만한 학습이 될 수 있다)


2. 인풋 단계

ㅡ쓰레기를 삼키지 않으면서 아웃풋을 극대화하는 법 : 고전과 명전을 깊고 날카롭게 읽는 게 중요하다. 정보는 양보다 밀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3. 추상화 및 구조화 단계

ㅡ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바꾸는 법 :  아무리 많은 지식을 인풋해도 추상화와 구조화를 통해 '지식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책 속의 활자들을 나만의 살아 있는 지혜로 변환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4. 축적단계

ㅡ창조성을 높이는 지적 생산 시스템 단계 : 이제는 많은 지식들을 기억만 하는 걸어 다니는 사전 같은 사람보다 (암기만 잘하면 수재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예전의 학력고사 세대처럼)  지식을 통해 '지식의 근본적 개념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한다.

(예시 :  과거의 역사에서 권력자의 폭주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ㅡ>  기본개념 응용 :  기업의 조직 안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견제 세력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또한 지식의 축적량에 따라 창조성이 높아진다


21세기에서의 독학이란 무엇일까.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브레인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지식과 정보에 대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독학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체계적 독학 시스템을 알아봄으로써 온갖 종류의 지식과 쓰레기가 난무하는 정보의 바다에서 매몰되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는 부표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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