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허무한 것 중 한 가지는 몇 달 동안 죽어라 노력해서 살을 뺐는데 잠시 방심한 사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절친 요요가 다시 내게로 돌아온 일이다. 그리곤 요요는 내가 살 빠지는 게 싫다며 내가 뺐던 살에 이자까지 후하게 쳐서 다시 돌려준다. 통장에 돈이 그렇게 늘어나면 좋으련만 쓸데없이 내 살들만 매일 복리식으로 늘어난다. 눈물 주룩...
전쟁의 신 아레스도 아니고 나의 다이어트 전쟁은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 효과를 이용하자!
허탈감과 짜증이 올라오던 차에 한동안 잊고 있었던 EPOC 효과가 떠올랐다. 그래, EPOC가 있었구나!
도대체 EPOC가 무엇이길래?!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는 짧은 시간 동안의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을 끝낸 후 휴식하는 동안에 근육이 회복하면서 평소보다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하게되는 것을 말한다. 그 덕분에 칼로리와 체지방은 우리가 잠을 잘 때도 계속 활활 타오른다.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 :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량)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에서는 자신의 호흡량 이상으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소부족 현상으로 운동 후의 산소 소모량 증가가 일어남. 따라서 운동 중에도 에너지가 소비되지만 운동 후 휴식기(회복기) 중에도 산소를 더 소비하게 되므로 칼로리가 지속적으로 소비되어 체지방이 감량에효율적임.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100미터 달리기를 한번쯤은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준비, 시~ 땅!
신호 소리에 맞춰 앞을 향해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옆 친구에 뒤질세라 전속력으로 달린다.
100미터를 달린 후 진이 빠져 땅바닥에 '털썩'하고 주저앉는 학생이 속출한다.
입안이 바싹 마르고(나는 동네 바보 형처럼 입을 벌리며 달리기를 했던 것 같다) 심장이 비트박스 치듯 쿵쾅거리며 뛴다. 헉헉거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바로 이때가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 :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량)이 증가하는 순간이다. 이 현상은 달리기를 한 직후뿐만 아니라 그 날 잠을 잘 때도 계속해서 진행된다.
내가 한 달만에 10kg 감량에 성공했던 이유
결혼 한 달 전까지 살이 당최 빠지지 않아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 지퍼가 올라가지 않았다. 절실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내게 기적이 일어났다. 한 달 만에 거의 10kg의 체중을 뺐던 것이다.
물론 그땐 지금보다 젊었고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발등에 불 떨어진 상태에서 살을 뺐지만, 핵심은 밥 한 번 굶지 않고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면서 체중을 뺐다는 사실이다. (나는 저혈당 쇼크 증상이 있어서 식사를 마냥 굶었다간 결혼식도 하기 전에 병원에 실려 갈 수 도 있을 노릇이었다)
결혼식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가 필요했다. 운동을 즐길 여유 따윈 없었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런닝머신 위를 달렸다. 그런데 좀 더 효과적으로 뛰었다. 그것도 아주 굵고 짧게!
런닝머신(트레드밀)에서 일반적으로 달리는 방법과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달리기는 한 끗 차이지만 체중감량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EPOC 효과를 내기 위해선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달리기를 해야 하는데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 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짧은 시간 동안( 20분 이내)에 저중강도와 고강도 운동을 번갈아 하는 것.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어 칼로리 소모가 매우 많아지고 체지방 감량 효과도 높아짐.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 :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량)효과가 일어난다.
런닝머신을 이용한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방법(feat. 예비신부 달리기)
런닝머신 위에서 5~6 정도의 속도로 30초간 걷는다.
(이때만 해도 이까짓게 무슨 운동이 되겠냐는 의구심이 살짝 들 수 있다)
그리곤 12 정도의 속도로 15~20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다.
다시 5~6 정도의 속도로 30초간 걷는다. (이때부터 숨이 가빠오고 땀이 나기 시작한다)
연이어 12 정도의 속도로 15~20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다.
(그만 달릴까라는 유혹의 속삭임이 들리겠지만 그래도 15초만 견디면 된다!)
다시 5~6 정도의 속도로 30초간 걷는다.
(이 순간부터는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릴 정도로 쿵쾅거리며 뛴다. 자, 한 번만 더 참아보자!)
마지막으로 12 정도의 속도로 15~20 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다.
(인간의 몸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아마 운동하면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경험을 느끼는 순간일 것이다!)
3분 달리기의 마법
위의 방법처럼 런닝머신에서 3분만 걷고 달려보자. 이렇게 한다면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던가, 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진다는 불평이 싹 사라질지도 모른다.
헬스장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런닝머신 위에서 TV를 시청하며 여유롭게 걷고 있다. 어떤 분은 걸으면서 팔을 힘차게 앞뒤로 저어 보지만 안타깝게도 운동 효과는 너무 미비하다. 이미 집에서 헬스장까지 오면서 충분히 걸었는데 또 런닝머신 위에서 걷고 있기엔 헬스장 등록비가 너무 아깝다.
방심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봄이 왔다.
이제 내 살들을 완벽히 가려주던 두꺼운 코트와 다시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한다.
예전처럼 결혼식을 앞두고 절실한 마음으로 살빼겠다며 비장하게 런닝머신위를 달리던 그 간절함은 많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런닝머신 위에서 고강도 인터벌 3분 달리기 운동을 해보려 한다. 그래서 내가 좋다며 자꾸 내게 돌아오는 '요요'와 이번엔 좀 더 멀리 이별할 생각이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 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에는 여러 종류의 운동이 있지만 그중 제가 경험한 달리기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무릎 또는 발목에 통증이 있거나 족저근막염이 있는 분들에겐 이 운동 방법을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