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족이란 게 이런 거지

부모를 향한 부모의 마음

by 온져니

경기도 화성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아빠가 밀양에서 올라오셨다.


나는 오늘 하루 세분을 모시고

대부도에 가서 동춘서커스도 보고

바다가 어떻게 생겼나 드라이브도 하고

부드러운 고기반찬을 곁들인 저녁도 함께 먹었다.


할머닌 가끔 어미야라 불렀다가

선생님이라고도 하셨지만

똑똑한 기사양반이 손녀딸인 걸 아시긴 했다.


평소에도 아버지는 부모 생각이 지극한데

난 너무도 애쓰는 아빠가 내 부모니

또 안쓰럽긴 했다.

행여 다리에 섬에 부는 찬바람이 들진 않을까

손이 시리진 않을까

자리는 편안할까

모든 행동에 걱정과 안쓰러움이 묻어났다.


할아버지가 젊었던 70대에

그러니까 내가 대학생일 때 김치통 한통을

보자기에 싸들고 한남동 언덕배기에 올라

새벽같이 손녀딸 먹거리를 해다 나르셨고

쌈짓돈 모아 대학원 첫 학기 등록금도 내주셨다.


나는 일본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할머니께

오래전 동경 여행 한번 모셔가겠다 약속했었다.

20년이 지나도록 지키지 못해서 그게 내내 맘에 걸린다. 그리고 앞으로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더 맘이 아리다.


살아계시는 동안 건강히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게 두 분향한

내 소원의 전부다.


아빤 내게 ’ 지극정성‘이란 단어의 의미를

몸소 알려주시고, 밀양행 기차에 오르셨다.

한 사람의 인생이 저물어간다. 노을빛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그 어둠이 깊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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