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원으로 시작하는 새 출발
"입금확인 됐어요. 난방과 문 잠그는 것만 좀 신경 써주세요"
"네!!"
지구상에서 내 공간이 생겼다. 온전한 내 세상.
집 앞 낡은 상가 2층, 비누공방에 공간대여 개념으로 세를 들었다.
1평, 아니 인심 써서 1.5평에 책상과 의자 네 개가 전부다.
이용시간은 아이가 없거나, 육아의 바통터치가 되는 시간이다.
대략 10-2시, 저녁 8시-12시 까기 하루 8시간 대여 조건으로
15만 원을 계좌이체 시켰다.
한 달에 15만 원 이상, 아니 적어도 15만 원을 자력으로 벌어야 되는데 그것이 잘 될지는 미지수다.
그간 글을 쓰는 작업은 24시간 카페, 스터디카페, 도서관 등에서 해왔다.
집은 '가족'의 공간이고, 실소유주는 '은행'이니까 아무리 넓다한들 온전한 내 것은 아니다.
소유권과 관계없이 아이 있는 공간과 작업실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방문을 걸어 잠그는 것도, 새어 들어오는 울음소리를 모르는 채 하는 것도
남아있는 설거지나 빨래가 자꾸만 눈에 밟히는 것도 역시 공유해야 하니까.
거창한 것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직 큰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새해,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내게도 15만 원 어렵게 할애했다.
내게 주는 작지만 첫 선물, 내 공간에서 나는 다시금 꿈을 펼치려 한다.
나는 공방 주인에게
"아주 먼 훗날이 이곳이 성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작가가 세 들어 글 쓰던 그 공간!"
라며 실없는 농담처럼 웃으며 했지만 그 마음만은 진짜였다.
주인도 꼭 그렇게 될 거라 맞장구 쳐줬다.
그렇게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