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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즐리 Apr 29. 2020

통대 동기간에 겪었던 불협화음

대학원 생활 

가끔 이야기를 들어보면 통번역 대학원 재학 시절에 동기들과 마찰이나 트러블을 겪었다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고 통역 퍼포먼스에 대한 크리틱에 항상 노출되는 상황에 있다 보니 스트레스 지수도 높고 서로가 예민해지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평화로운 대학원 생활


나는 운이 좋게도 같이 스터디를 했던 동기나, 같은 기숙사 유닛에서 지낸 동기들의 성격이 너무나도 무던하고 사려 깊어서 동기들과 트러블을 겪었다거나 싸워본 적이 없다. 통번역 대학원에서 내가 겪은 스트레스는 오직 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스트레스뿐이었다. 그 스트레스만으로도 미칠 것만 같은데, 다른 인간관계와 같은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 동기들은 서로 배려하고 보듬어줘서 그런지 사소한 다툼 한 번 없이 지냈던 것 같다. 물론 서로 간에 느끼는 사소한 불만쯤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적은 없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대학원 라이프를 보내다가 마지막 학기를 위해 호주로 가고부터 약간의 불협화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이유가 어찌 보면 참 재미있다.


동기 중에 흡연자가 몇 명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여자 동기였고, 또 다른 한 명은 남자 동기였다. 이 둘은 한국에서는 가끔 담배 버디로 같이 담배도 피우고 하는 그런 사이였다. 

다들 알 것이다. 흡연자들은 꼭 담배 피우러 갈 때 또 다른 흡연자를 데리고 가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금이 가기 시작한 담배 버디들


이러한 담배 버디의 관계는 한국에 있을 때는 아주 평화로웠다. 서로 담배가 없을 때 꾸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는 그런 담백한 관계였다고 할까.

이런 담배 버디의 관계는 호주에 가면서 약간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왜냐면 호주의 담배값은 한국에 비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한 갑에 만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호주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서로 담배가 없을 때 빌리고 빌려주는 패턴을 반복했는데, 문제는 남자 동기가 담배를 빌려가고 다시 갚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반에 또 다른 여자 흡연자 동기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담배를 빌려가면 꼭 갚았고, 가끔은 우리 기숙사에 와서 같이 담배를 말아서 담배를 만들곤 했다. 왜냐면 시판 담배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롤링 타바코를 같이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면 나도 옆에서 롤링 타바코 만드는 것을 도와주곤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남자 동기는 담배를 빌려가고 나서 갚지는 않고 자꾸만 빌려만 가서, 약간 서운해하면서 불만을 표출했던 적이 있다.


친한 친구든 동기든 가까운 사이일수록 물건이나 돈을 빌렸으면 그 물건이 아무리 작고 사소하더라고, 돈이라면 몇 백 원 소액이더라도 꼭 갚고 깔끔하게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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