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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은지 Jun 12. 2016

사라진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금요일



사라진다.

없는 것과 같은 나를 본다. 흔적만 남고, 사라지는 시간 속으로 떠밀린다는 생각이 치밀어 슬프다. 흔적은 상처로 나를 숨기고, 너를 그린다. 이미 의도된 모습이 아니고, 본연의 모습도 보여줄 수 없는 채로 멀어진다. 이렇게 미약한 흔적으로 남길 거부한다.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슬퍼할 이유는 없다. 참 다행으로 아프다. 사라질 의도로 나아간다.



사라진다. 

너를 기억한다. 기억하는 장면이 다시없을 순간이 되었고, 이제는 너를 볼 수 없다. 아주 짧은 순간의 몰입이었고, 끝나지 않을 몰입이 되었다. 몰입은 열망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선택할 수 없다.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다가올 시간에 다시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사라진다.

사라지고 싶다. 너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나는 그대로일 것을 안다. 너와 부각될 나를 좋아하고 싶다. 사라진다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나란히 서고 싶다. 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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