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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은지 Jun 13. 2016

만날 약속

금요일



문을 잠그고, 방 안에 있다. 갈 수 없는 곳만 생각한다. 혼자 끌어안고 있는 소망을 이룰 리 없다. 덧없이 단념해야 할 일로 여겨진다. 버려질 마음을 생각한다. 나는 과한 마음만 늘어놓고, 함께 만날 이유는 만들지 못했다. 방법을 찾으려고 기를 쓴다. 우연을 기대하지 않는다. 서서히 비관한다.



어쩐지 노래를 듣고 싶지 않다. 어차피 상관없을 것 같다. 노래가 부른 우연이 눈앞에 펼쳐질 것을 기대하게 해놓고, 불쑥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음악이 가본 적도, 갈 방법도 모르는 곳을 가리키고는 더 이상 나를 찾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주 보고자 하다.  종이에 연필  14.8x21cm  2015



벽에 붙여둔 그림이 떨어졌다. 그림 속에 알아보지 못한 우연이 보인다. 흘려버렸던 의문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 가고 싶은 곳을 약속한 장소로 그려 본다. 20분, 2시간, 하루, 다가올 어느 시간은 혼자가 아닐 순간일 것으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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