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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희 May 01. 2024

Ⅰ부-1. 저널테라피가 뭔데? 3)

3) 저널테라피의 정의

저널테라피jounal therapy는 ‘저널jounal’과 ‘테라피therapy(그리스어 therapia)’가 합해진 용어이다. 보통 저널이라고 하면 학회나 전문기관에서 정기적으로 간행되는 신문, 잡지를 떠올린다. 저널테라피의 저널jounal은 우리말로 일기 또는 글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저널jounal이 하루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journée에서 유래했는데, 그 어원이 여행journey, 기록journal과 통한다. 저널은 하루 삶의 내면 여행 기록이라는 어원적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기diary 또한 하루를 의미하는 라틴어 dies에서 유래하였다. 그래서 저널이 일기와 구분 없이 쓰인다고 보는 이도 있고, 매일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고 반성하는 일기와는 다른 종류의 글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통상 일기는 어떤 이의 삶 중 일상적인 기록인 반면에, 저널은 정서적이고 내면적인 삶에 집중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기록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일기가 날짜에 맞춰 그날그날의 일상적 일들을 적는 데 초점을 둔 글이라면, 저널은 주제에 대해 의미 있고 개인적인 성찰, 생각, 감정 등을 담은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저널테라피를 테라피만 치료라고 번역하여 ‘저널치료’로 쓰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영어 발음 그대로 ‘저널테라피’라는 용어를 쓰고자 한다. 저널테라피를 흔히 글쓰기치료라고 하는데, 이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용어들로 독서치료, 문학치료, `시치료, 이야기치료 등이 있다. 이들 용어에 대한 개념 및 범주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양하다. 다양한 정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그 특징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독서치료는 도서를 사용해서 참여자와 촉진자 사이에 치료적 상호작용을 하게 하는 기법, 시치료는 시를 통해 삶의 변화에 관심을 두는 기법, 이야기치료는 내담자의 대안적 이야기를 통해 삶의 문제를 치유하는 기법, 글쓰기치료는 글쓰기가 도구가 되어 치료의 목적을 이루는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러 학자들이 내린 정의에 의하면 저널테라피를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인 글쓰기치료writing therapy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기도 하고, 저널테라피를 글쓰기 치료의 다양한 종류 중 하나로 이해하기도 한다. 저널테라피는 협의의 글쓰기치료와 동의어이며, 광의의 글쓰기치료 중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저널테라피를 협의의 글쓰기치료와 동의어로 그 범주를 다루고자 한다. 저널테라피를 글쓰기치료writing therapy, 치료적 글쓰기therapeutic writing라는 용어들과 유사하게 사용하고자 한다. 

  

미국저널치료센터를 설립한 캐서린 애덤스는 저널테라피를 ‘심리적, 정서적, 육체적 치유를 촉진시키기 위한 성찰적 글쓰기로서 글쓰기의 의도적 사용’이라고 한다. 애덤스의 책을 ‘저널치료’로 번역하여 출판한 이봉희는 저널테라피를 ‘정신과 육체, 감정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 반추적 글쓰기 행위’라고 한다.   

   

한편, 저널테라피를 경험한 아이들은 자신의 저널을 다음과 같이 이름 지었다.

‘숨구멍, 조각보 이불, 영혼의 작은 방, 10분의 기적, 위대한 투자, 마음의 안식처, 자기계발 프로젝트, 타임머신, 따뜻한 상담자, 거울, 오아시스, 꿈의 지도, 꿈의 창고, 별들의 향연, 행운의 악수, 최고의 선물, 인생의 책자’ 등으로 불렀다. 

    

◦저널을 쓰면서 나는 숨을 쉴 수 있었다. 숨이 막혀 터져 버릴 것 같은 내 마음에 숨구멍이 되어 주었다. 고맙다.

◦저널은 내 영혼의 작은 방이다. 이 방에 앉아서 내가 누구인지 나를 만나기도 하고, 나랑 이야기하며 친해질 수 있었다. 

◦매시간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들에게 짧은 시간의 쉼터를 제공해 주었다. 이 메마르고 건조한 시기에 하나의 오아시스가 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아아! 이렇게 나는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나. 하고 꿈의 지도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널에 별들의 향연이 열린 듯합니다. 여기에 써놓은 모든 별들을 다 딸 수 있길 기도합니다. 

◦앞으로 사는 데 바빠 되새길 시간이 없을 때 다시 보면서 새로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인생의 책자를 하나 얻은 것 같다.      


저널테라피의 정의가 아이들이 비유적으로 표현한 이 언어들 속에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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