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다 지났는데 새삼 휴가라는 말이 세간의 화두에 떠오르고 있다.
여름 휴가는 보통 7월말부터 8월초에 피크를 이루는 데 금년에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휴가도 가는 둥 마는 둥 넘어가 버렸다.
베르디의 오폐라 의 아리아에 나오는 귀절에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고'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서양 사람들은 휴가에 살고 휴가에 죽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영국에서 잠시 거주할 때 이웃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평소때는 근검절약해서 필요한 물건을 살 때는 크리스마스 세일 때를 기다렸다가 사고
나머지 돈은 저축했다가 겨울철 휴가와 여름철 휴가를 가족과 함께 한 2주정도 해외나 리조트 같은 곳에 가서 푹 쉬다가 오는 것이었다.
배를 탈 때 교대근무를 하기 위해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날아간 적이 있다.
배의 입항이 지체되어 한 이틀 승용차를 타고 파리 근교를 관광하기로 했는데 때는 아마도 늦은 봄으로 기억된다.
온 벌판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서 베어다가 곧 타작을 해야 할 판인데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 거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같으면 보리알이 떨어질까봐 밤샘을 해서라도 타작을 할텐데 그들은 휴일은 우선 쉬고 보자는 주의였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우리와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사는 그들은 사는 차원이 달랐다.
내가 해군에 있을 때 내 부하로 수병 한 명이 들어왔다.
얼굴은 곱상하게 생겼는데 집에서 호강스럽게 키워서 어디 가나 말썽꾸러기였다.
집에서는 살기도 괜찮고 귀한 아들이라고 왕자취급을 받았는데 군에서는 제일 졸병이니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그러다가 함정이 출동을 나가게 되어 승조원 1/3은 휴가를 내 보냈다. 휴가 보낸 주식비와 부식비를 팔아서 부대 운영비로 쓰기 위해서였다. 출동을 마치고 진해에 입항을 했는데도 휴가 나간 다른 수병들은 다 귀대를 했는데 그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사관 두 명을 집으로 보내 데려왔다. 그런데 다음날 탈영을 한 것이다. 한 번 용서해 주고 사람을 만들어 보고자 했으나 싹이 노란 친구는 안되겠다 싶어 영창으로 보내 버렸다.
추 아무개 아들이 군복무시 카추사로 있을 때 휴가 나갔다가 에미빽을 믿고 미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당직병이었던 A씨는 미귀 보고를 받고 나서 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복귀해야 하는 데 아느냐?"고 했더니 "안다"고 하며 나무 당연하게 안다고 하기에 지금 어디냐고 물었더니 집이라고 하길래 집이 어디냐?고 재차 물었더니 서울이라고 말하길래 그럼 택시타고 부대로 오라고 지시했고 그가 알았다고 해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아이는 부모를 닮아 간다는 말이 있다. 그녀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정치 외교 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째려 보며 "소설을 쓰고 있네 "라고 비아냥 거린 적도 있다. 또 지난 25일 국회법제 사법 위원회에서도 야당 위원들이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하자 격분하여 ,"당장 수사하라. 검언 유착이냐. 장관 흔들기냐. 답변을 해야 하나"라는 말을 쏟아 내기도 했다. 그 밥에 그 나물인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 법무장관이 법을 깔아뭉개기 시작하면 법은 법이 아니라 죽도 밥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