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상급이라던 태풍 바비도 거의 지나간듯하다.
태풍의 중심이 가까운 전남과 광주에서는 가로수가 꺾이고
중앙분리대가 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태풍의 중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부산에선 어젯밤 조용히 넘어가는가는가 싶더니
오늘 새벽녘에 뇌성 벽력과 함께 소나기가 조금 흩뿌렸을 뿐이다.
요근래에 부렁닥친 태풍으로는 매미 때가 제일 센 것으로 기억된다.
부두에 선 크레인이 자빠지고 거제도에선 전기철탑이 부러졌다.
태종대 자갈마당에 있던 테트라포트가 파도에 휩쓸려 100 여m 날아가 엉뚱한 곳에 주저앉았다.
해안가쪽의 학교 건물 유리창도 박살이 났었고 1층에 있던 농협사무실은 볼펜 하나 남김없이 쓸어가버렸다.
내가 경험했던 태풍으로는 국민학교 5학년때인가 기억되는 사라호다.
추석날 아침에 제사를 모시는 도중에 불어닥친 태풍은 감나무 가지를 부러뜨리고
장대같은 비를 쏟아부었다. 금방 냇물은 흙탕물이 되어 붓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다리마저 떠내려 가게 만들었다. 바람이 어찌나 세든지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TV도 없었으므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었다. 나중에서야 피해가 천문학적이란 것을 알았다.
태풍은 여름철 필리핀 근해에서 생겨서 대만 중국 우리나라 일본쪽으로 올라와서 북태평양쪽으로 사라진다.
태풍의 경로도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그때마다 달라진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태풍이나 저기압이 있으면 미리 침로를 바꾸어 서루 맞딱뜨리지 않게 피한다.
저기압을 얕보고 맞딱뜨렸다가 혼비백산한 경우도 있었다. 하루 종일 열심히 달렸으나 나중에 위치를 내어 보니 뒤로 60마일이나 밀려 있었다. 선수에 매달린 닻도 파도에 맞아 떨어져 나간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