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리콜 통지서가 날아왔다.
내가 타는 차는 쌍용에서 오래전에 나온 체어맨인데
최근에서야 잠금장치에 이상이 발견되어 무상수리를 해 준다는 것이다.
금년 안으로 수리센터로 연락해서 무상수리를 받으라고 한다.
어제 진주 장례식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남해고속도로를 주행 중에
악설 레이터를 밟아도 속력이 100Km/h이상 올라가지 않고 차가 약간 진동이 있었다.
뭔가 이상이 느껴져 곧바로 차선을 바꾸어 4차선으로 빠져나왔다.
언덕길에서는 속도가 더욱 떨어져 겨우 60Km/h를 유지했다. 변속기를 3단으로 내렸다.
다른 차들은 쌩쌩 달리는데 내 차만 자꾸만 뒤로 처졌다.
고속도로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행로에서도 이제 뒤로 처진 느낌이었다.
'라테 이즈 호스'란 말이 한 때 유행이었다. "왕년에 나도 말이야~ "하는 식이다.
나도 한 때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 야간에 시속 125마일(200km/h)로 달린 적이 있었다.
캄캄한 밤에 고속으로 무섭게 달리니 아이들은 겁나서 울음보를 터뜨렸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뮌헨까지 가는 길이었다.
그때도 나를 앞질러 가는 차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단지 목적지에 밤 12시 안에 도착하려고 했던 것뿐이다. 우리는 가끔 이렇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 때가 많다.
늙은 말도 잘 다독거려 타라는 말이 있다.
전장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내 말도 이제 늙어서 부품 교환을 할 때가 넘었다. 지난겨울에는 오랫동안 지하주차장에 처박아 두었더니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았다. 외기온도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었다. 알래스카나 북극지방에서는 전기히터를 넣어둔다.
해군에 있을 때도 디젤기관 함정에선 시동이 안 걸려서 물을 끓여 붓기도 하고 흡기 쪽에 불쏘시개를 들고 밀어 넣기도 했었다.
내 차만 나이를 먹은 것이 아니다.
내 몸뚱이도 옛날로 치면 내구연한이 다 된 셈이다.
지금은 의술이 발달하여 장기이식도 하고 인공뼈도 해 넣고 하는 세상이다.
나도 눈 수술도 하고 이빨이 빠져 임플란트를 준비 중에 있다. 뼈가 약하다고 약간 밀어 올리고 거기다 심을 박았다. 항금 이빨을 한 '007 옥토퍼스'가 생각났다. 참 좋은 세상이다. 나라에서 임플란트 하라고 돈까지 보태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