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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지간

by 남청도

'좌우지간'이면 글자 그대로의 뜻이라면 왼쪽과 오른쪽의 사이니까 중심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좌우지간을 중심 혹은 센터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이렇든 저렇든 어떻든 불문하고 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위치를 나타내려면 어떤 기준점이 있어야 한다.

2차원에서는 X, Y평면의 기준은 원점(0.0)이고, 3차원인 x, y, z 공간에서는 원점이 (0,0,0)가 된다.

지구 표면상에서는 위치를 위도 경도로 나타내지만 방향은 동서남북으로 표시한다.

내가 기준일 때는 전후좌우가 방향이다.


며칠 전에 눈 수술을 받고 눈에 염증이 생길까 봐 세수나 목욕을 하지 말라고 했다.

어제 아침에는 며칠간 머리를 감지 않았더니 가렵기까지 했다.

할 수 없이 병원에서 잘 때 눈을 가리고 자라면서 내어준 눈가리개를 눈 앞에 대고 테이프로 붙였다

오랜만에 샴푸를 칠해 머리를 감 고나니 기분도 상쾌하고 가려운 느낌도 없어졌다.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눈에 붙였던 테이프를 도로 떼어내면서

'아뿔싸!' 오른쪽 눈에다 가리개를 가리고 테이프를 붙였어야 했는데 급한 나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왼쪽 눈에다 붙였던 것이었다. 다행히도 가리개를 하지 않았던 오른쪽 눈에도 물이 들어가진 않았었다.

며칠 전에도 의사가 어린애의 발을 잘못 수술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몇 년 전에는 건양대병원에서 절단해야 할 왼쪽 다리는 그냥 놔두고 멀쩡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사고가 었었다. 어이없는 실수로 한 사람의 일생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온 의료사고이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란 안중근 의사의 서찰도 남아 있다.

정신만 찰 차리면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반대로 정신을 팔면 좌우도 분간 못하고 헷갈리는 경우도 생기는 법이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고 했다. 죽기 전까지는 기회가 있다.

기회를 놓치고서 땅을 치고 후회해봐야 말짱 도루묵이다. 기회는 미리 준비하고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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