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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by 남청도

어제는 저녁 미사에 갔다.

성당에 조금 늦게 갔더니 앞좌석이 거의 다 찼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미사 때 한 줄 띄워서 띄엄띄엄 앉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도 여유 좌석이 별로 많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한쪽 귀퉁이로 갔더니 바로 옆에 대형 스피커가 놓여 있었다.


'speak'는 말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에'-er'이 붙으면 말하는 사람, 연설가, 발표자, 소리 내는 장치가 된다.

녹음을 재생하는 오디오 장치에는 턴테이블, 앰프, 스피커가 있어야 소리를 재생하여 들을 수 있다

턴테이블 대신에 카세트 플레이어도 있고 CD, 디스켙, 블루레이, USB. 메모리카드 등을 재생하는 기기도 있다.

나도 배 탈 때 음악과 오디오에 심취할 때가 있었다. LPG선을 틸 때는 항로가 주로 일본 가와사키와 PG(페르시안 걸프)를

왕래하였으므로 가와사키에는 정기적으로 들렀으므로 일본 오디오잡지와 사진잡지를 서점에 부탁하여 정기구독을 할 수 있었다.


배가 호주 멜버른 인근에 있는 LPG 생산기지에 입항했을 때 택시를 타고 멜버른으로 가서

영국제 스피커인 spendor 이란 제품을 구입했다. spendor가 클래식 음악을 듣는데 좋다는 평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BBC에서 클래식 음악용 스피커를 개발한 주역 3명이 나중에 각각 분리되어 회사를 차렸는 데 그중 하나가 spendor이고 다른 하나는 KEF로 기억된다. 나머지 하나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당시 스피커로는 AI, Bose가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집에 있는 턴테이블은 B&O, 앰프는 TRIAC, 스피커는 Spendor이다. LP판도 한 300 여장 남아 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더니 정년 마치면 한가해서 음악이나 들을 수 있을까 했더니 어찌 된 영문인지 음악을 즐길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돈이 생기면 먼저 자동차를 바꾸고, 그다음엔 오디오세트를 장만하고 마지막으론 요트를 산다고 한다. 우리 집 인근 요트장에도 외제 고급요트들이 즐비하다. 작년 연말 서울 사는 딸들 가족이 내려와서 모처럼 요트를 빌려 타고 나가 봤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이란 큰 배를 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고급요트를 사려면 큰돈이 필요하지만 빌려 타는 데는 그리 비싸지 않은 것 같으니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기분전환을 위해서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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