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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by 남청도

어제 오후에 집사람 권유에 따라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시립미술관이 지척에 있지만 이사 온지도 벌써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전시회를 보러 간지는 두 번짼가 세 번째다.

몇 년 전에는 세계적인 거장 앤디 워홀인가 하는 작품 전시가 있어 보러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휴관하는 날이었다.


또 부산은행에서 세한도를 전시 중이라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 내려서

갔더니 관람시간이 오버되어 보지 못하고 말았다.

공짜 구경도 부지런해야 볼 수가 있고 시간을 맞추어야 볼 수가 있다.

시립 미술 관외에 고은 사진 전시관도 이웃에 있지만 그곳에서 하는 전시도

두세 번밖에 가보지 못했다. '다정도 병인양'한다더니 너무 가까이 있어도 탈이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끝이 없는 시작'이란 주제로 1960-70년대 부산미술을 이끌어 온 작가들의

작품을 2층 전시관에서 선 보이고 있다. 전시기간은 2020.5.15 -9.8

또 3층에서는 2020.3.6 - 6.21까지 김종학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설악산에 살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화려한 색채로 그렸는데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자연 그대로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진액을 뽑아서 그린다고 썼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전통자수와 오방색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마치 고갱이 타히티섬에서 열대의 강렬한 태양과 환경을 원색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그는 구상에서부터 시작하여 추상 나중에는 설치미술, 목공예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거의 전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 피카소도 하루아침에 추상의 거장이 된 게 아니라 초보인 뎃상으로부터 수많은 구상을 거쳐서 비로소 자신만의 추상세계를 펼치게 된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작가는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완성했지만 감상은 보는 이의 몫이다.

돈 주고도 못 볼 귀중한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가 있으니 두세 시간만 투자하면 영혼의 양식을 얻을 수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 폰카로 남겨서 두고두고 볼 수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많지 않아 관람하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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