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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by 남청도

우리말로 '파리'하면 저마다 다르게 받아 들이다.

우선 곤충인 파리가 있고, 지명인 파리가 있다. 또 파리 바게트의 줄임말도 된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데 이를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고 한다.

따라서 '사람은 복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맞다고 하겠다.


오늘 뉴스에 '파리날리는 인천 공항 면세점-매출 90% 급락'이라는 기사가 떴다.

코로나사태로 외국에서 입국을 금지하니까 각 항공사들이 발이 묶여 오가는 손님이 없으니

면세점들이 파리만 날리 수 밖에. 사실은 파리도 없을 것이지만 '파리 날리다'라는 말은

영업이나 사업따위가 잘 안돼서 한가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예비고객인 사람은 없고 대신 쓸데없는 파리만 잔뜩 날아다닌다는 뜻에서 붙여진 관용어다.


'파리 목숨'이란 말도 있다. 지금은 농촌에서도 위생적인 환경이 조됐지만 우리가 어릴 적만 해도 비위생적인 혼경이었다. 화장실도 인분을 모아서 논밭에 거름으로 사용하였으므로 파리들이 들끓었다. 식사할 때 밥상 위에도 날아들었다. 집집마다 파리채가 있어 파리를 잡았다. 5.16쿠테타가 일어난 이후에는 학생들에게 매 월요일마다 작은 성냥갑에 한 통씩 파리를 잡아오게 하였다. 곡식을 축내는 쥐를 잡기 위해서 쥐꼬리 공출도 있었다.


국가는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렇게 때문에 납세의 의무나 국방의 의무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연퍙도 근해에서 실종된 해수부 공무원은 파리목숨이었던가?

구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경과 해군 정부는 구경만 하고 있었던가?

관련된 공무원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직무유기임을 철저히 규명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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