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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청도

어제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원동 매봉산으로 등산을 갔다.

등산 들머리인 아름빌 캠핑장 입구 공터 에 차를 세워놓고 입구를 찾았으나

어디에도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없어 한참 헤매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나와 있는 등산용 지도를 보고 좌우 양 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물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다리를 건너 청수캐핑장 안으로 들어갔으나 등산로라는 표지가 없어 도로 돌아나왔다. 다시 도로가 이어지는 골짜기로 한 참 걸어올라가도 등산로 표지는 찾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원점으로 되돌아와 캠핑장으로 들어가 물어보려고 했으나 주인은 보이지 않고 전부 외지인들이어서 물어볼 데도 없었다.


그렇다고 되돌아 나올 수도 없어 일행중에서 산행 경험이 많은 친구가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 보기로 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청수캠프장 안으로 한참 걸어 올라가니 조그만 보가 나왔다. 보를 건너 좌측으로 길이 보이긴 했으나 입구에 붉은 색 나이론 줄이 쳐져 있어 사람들의 통행을 금지한다는 표시가 눈에 띄었다. 줄 밑으로 들어가 다시 계곡을 건너 산으로 오르니 사람이 다닌 듯한 길 아닌 길이 보였다. 최인호의 '길 없는 길'이 생각났다. 우리나라의 역대 선사들의 구도의 길을 묘사한 소설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나뭇가지에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국제신문 근교산' 일행들이 산행시에 후미팀을 위해 표식을 해 놓은 것을 보고서야 제대로 길을 찾았음을 알았다.


칡은 등산로 입구인 캠핑장 주변 길가에 무성하게 우거져 있었다. 보라색 꽃이 피었고 어떤 것은 콩깎지처럼 생긴 씨방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칡은 쌍떡잎식물로 장미목 콩과의 덩굴식물이다. 추운 겨울에도 잎은 말라버리지만 줄기는 살아있는 다년생 식물로 산기슭이나 들 아무데나 잘 자란다. 줄기는 길게 뻗어 나가며 다른 물체를 감아서 올라간다. 칡이 감고 올라가는 나무는 칡잎이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나무는 꼼짝없이 죽고만다. 나무가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칡덩굴이 있으면 뿌리채 파서 없애든지 줄기를 낫으로 잘라주어야 한다.


칡은 오래전부터 시골에서는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줄기가 아주 단단해서 나이론이 나오기 전에는 새끼줄 대신으로 묶는데 쓰였다. 나뭇짐을 동여 매는 데도 쓰였고 깔고리를 매는 데도 쓰였다. 또 칡 잎은 소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뿌리는 구황식물로서 그냥 씹어 먹기도 하고 빻아서 갈분을 만들어 거기에다 녹두가루를 섞어 갈분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또 한방에서는 갈근이라 하여 약재로 쓰이기도 했는데 발한해열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릴 때 겨울철에 뒷산에 올라가 괭이로 칡뿌릴 캐서 찢어 씹으면 달작지근한 칡즙이 입 안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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