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굿 나이트

by pahadi














이미 지친 상태로 퇴근해 집안일하고 아이 저녁 챙겨주고, 씻겨 재울 준비를 하다 보면 빨리 눕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면 그제서야 제정신이 든다. 조금은 또렷해진 정신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 중에 가장 따뜻하고 다정하고 여유로운 시간.


"엄마 옛날 옛날에 해줘."라며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기도 하고, "어제 아빠랑 엄마랑 물고기 봤지"라며 불쑥 한참 전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간밤에는 요즘 푹 빠진 바바파파 이야기를 했다. 그 전날 밤도, 그 전전날 밤도.


뻔히 아는 대답이 나오길 기대하는 그 초롱초롱한 눈빛을 거절할 수 없어 녹음기 마냥 했던 말들을 되풀이한다. 그게 재미인지 매일 밤 아이는 같은 질문을 한다. 그리고 나는 똑같은 대답을 노래처럼 음을 붙여 말한다.


우리만 아는 암호처럼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우리만 아는 밤이 이어진다. 마음이 따뜻하게 부풀어 오르고 눈이 스르륵 감긴다. 오늘도 굿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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