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 터줏대감인 토끼 도자기 인형이 깨졌다. 불행과 함께 온 다행은 산산조각이 나지는 않았다는 것. 조심스럽게 깨진 귀 부분을 접착제로 붙였다. 예전과 똑같지는 않지만 얼추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이 토끼는 10년 전 프리마켓에서 처음 만났다. 손수 만든 도자기 인형을 파는 곳에는 아기자기한 도자기들이 많았다. 수많은 인형들 중 이 토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 지갑 때문에 살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는데 같이 있던 언니가 선뜻 선물해주었다. 그 이후로 가끔 옷도 만들어 입히며 내 책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놓아두었다. 책상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면 종종 토끼와 눈이 마주쳤다. 그럴 때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참 귀여웠으니까.
책상 위치를 바꾸려고 살짝 밀었는데 소중한 토끼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이다. 아. 조금만 더 신경 쓸걸. 토끼를 옮겨두고 책상을 밀었어야 했는데. 사소함이 늦은 후회로 밀려왔다. 참 별거 아닌데. 다치치 않은 게 다행인데. 왜 이리 기분이 착잡할까.
물건에 지나치게 애정을 쏟는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물론 10년 동안 항상 이 토끼에게 사랑을 주었던 것은 아니다. 소복하게 먼지가 쌓인 날도 있었고, 가끔은 잊힌 채 세월이 흐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토끼는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한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었다. 나는 내 방을 채우는 물건들의 그런 점이 참 좋다.
나는 변하고 시간은 흐르지만 물건들은 처음 만났던 순간을 여전히 선명하게 간직하고 있다. 조금 낡기는 하지만 결코 손바닥 뒤집듯이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처음 만난 그날처럼 여전히 사랑스럽다. 언제 봐도 잘 만났다 싶게 참 귀엽다. 조금 어색해진 귀를 단 너도 그렇다.
오늘 이 고난에도 살아남아줘서 고마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 참 다행이야. 이 밤, 이 상처 또한 우리의 추억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