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고 싶은 날

by pahadi

또 월요일이다. 주말은 왜 이리 후딱 지나가는지. 월요일엔 차가 막히니까 조금 더 일찍 나서야 한다. 가장 출근하기 싫은 날, 가장 일찍 출근해야 하는 아이러니. 아닌가? 가장 일찍 출근해야 하니까 더 출근하기 싫은 건가. 어찌 되었든 월요일 출근이 반가운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늘 회사 가기 싫다고 투덜거리지만 사실 잘 알고 있다. 여기가 아니면 누가 나에게 따뜻한 돈봉투를 안겨주겠는가. 이 돈으로 따뜻한 집에서 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시간이 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유까지 누릴 수 있으니 참 고마운 곳이다.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 젊은 농부가 나왔다. IMF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그는 배는 곯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밥을 만드는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와 비슷한 시기를 보낸 나도 밥벌이를 중요성을 어린 시절부터 절실히 느꼈다. 초등학교 때 뉴스를 보면서 내가 어른이 될 때도 취직하기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말 현실이 될 줄 몰랐다.


그 당시 부모님께서 장사를 하셨다. 장사를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수입이 일정치 않음을 의미한다. 오늘 장사와 내일 장사를 걱정해야 하고 다음 달 수입을 걱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불황이었던 그 시절, 장사가 잘 될 리 만무했고 우리 가게는 부보다는 생이 늘 먼저였다. 장사가 안 되는 날이면 부모님의 한숨소리는 더 커졌고 그 한숨을 타고 내 안에 살아남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당연히 준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 일찍 깨닫게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다달이 비슷하게 주어지는 월급이란 것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다음 달에도 그다음 달에도 비슷한 돈이 생긴다는 것은 엄청난 안정감을 준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계획이란 것을 할 수 있다. 얼마는 저축하고, 얼마는 살아가는데 쓰고, 얼마는 사치도 부리면서.


그러니까 열심히 다녀야지. 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부지런히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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