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식사는 제 때 해야지

by pahadi

엄마가 좋아하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도착하면 애매한 시간이 될 것 같아 인터넷 검색도 하고 마음이 놓이질 않아 전화로도 확인했다.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인데 주말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없다는 것.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주차하고 계단을 올라 드디어 식당에 도착했다. 2시 50분. 조금 많이 늦은 점심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손님은 하나도 없고 점원이 우리를 아주 떫떠름하게 바라보며 말없다. "식사되나요?"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물었다. 점원은 대답도 없이 손가락으로 빈자리를 가리키며 휙 돌아서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 혼자라면 모두를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갔을 텐데 배고픈 엄마와 아이까지 있으니 그것도 쉽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는데 점원의 기분은 풀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덩달아 나도 좌불안석. 불쾌한 감정이 올라오려고 한다. 내가 잘못한 게 뭐지? 브레이크 타임에 온 것은 아니다. 나는 검색도 해보고 모자라 확인 전화까지 마치고 방문한 것인데. 그렇다면 저분의 태도가 잘못일까?


짐작해 본 것은 이런 거다. 평일에 있는 브레이크 타임이 주말엔 없다. 하지만 으레 사람들은 그 시간에 식당에 오지 않는다. 암묵적으로 주말에도 3시부터 5시까지는 점원들의 쉬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나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주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한 다른 점원일 수도 있겠다. 대충 이런 상황인 것 같다.


알아보고 온다고 온 것인데 미처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고 점원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렇다면 주말 브레이크 타임을 없앤 주인의 잘못인가? 주인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당연히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지. 주중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직원 복지가 아주 나쁜 것도 아니고. 결국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이 많다.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늘 의외의 변수가 곳곳에 숨어있다. 오늘 아침, 오랜만에 쉬는 날을 맞이해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조금 멀리 떨어진 브런치 식당에 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가본 적이 없어서 검색을 했다. 오픈 시간은 8시. 브런치가 아니라 아침이지만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것도 좋지. 식당에 도착해 메뉴를 고르고 주문을 하려는데 이런! 카페 메뉴는 8시부 터지만 브런치 메뉴는 10시라고 말한다. 아이참. 운영시간에 안내에 좀 적어두시지. 입맛만 쩝쩝 다신다. 주문받는 분이 나에게 눈빛으로 이야기하신다. ' 이 사람아. 브런치라고 브런치! 블랙퍼스트와 런치 사이라고.' 아차차. 그런 것인가.


역시 식사는 제 때 해야 한다. 브런치는 브런치 시간에, 점심은 점심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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