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사러 간대

by pahadi








아이와 비눗방울 놀이를 했다. 영롱한 빛을 내는 비눗방울이 쏟아진다. 가끔은 펑하고 터져버리기도 하고 바람을 잘 만나 멀리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모두들 어디 가는 걸까?


아이에게 물어보면 재미난 대답을 해줄 것 같았다. "비눗방울은 어디 가는 걸까?" 물었다. 구름 속을 여행한다거나, 무지개 미끄럼틀을 타러 간다는 상상력 넘치는 대답을 기대했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떡볶이 사러 간대." 뭐야. 너도 인간 세상에 다 적응했구나.


티브이를 보는데 상어가 문어를 잡아먹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가 문어를 구해주자!" 호기롭게 소리치는데 아이가 찬물을 끼얹는다. "티브이 속에 못 들어가잖아."


읽어주기로 약속한 책 중에서 몇 권을 등 뒤로 감추는데 아이가 냉큼 알아채고 따지듯 묻는다. "엄마! 내 책 왜 가져가?" 눈치도 빨라졌네.


맛있는 걸 사준다며 집 앞 카페에 가자고 꼬시는데 영 쉽지 않다. 아이가 심드렁하게 말한다. "거기는 케이크 안 팔잖아." 음. 케이크를 안 팔긴 하지.


커피 마시는 나에게 아이가 단호한 표정으로 말한다. "커피만 먹으면 어떡해. 물도 많이 많이 마셔야지!."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손은 씻었냐. 마스크는 했냐는 아이의 잔소리가 연달아 날아온다. 많이 컸네. 기특하긴 한데 갑자기 급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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