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다, 직업을 바꾸고 싶다 투덜대는 나에게 언니가 말했다. 너에게 맞는 직장은 없을걸. 역시 나를 참 잘 안 단말이야. 맞는 말이다.
직장에서의 복잡한 인간관계, 사소한 일부터 모두가 진상이라 통감하는 일까지 모든 게 나에게는 스트레스다. 누가 시키는 일도 싫고, 함께 하는 일은 더 싫고. 이런 투덜이는 나라도 안 쓰겠다. 물론 아닌 척, 열심히인 척하며 다니고는 있지만.
돈 버는 일은 참 어렵구나. 어른들의 일이란 참고 견디는 것이구나. 월급은 그 인내의 대가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건 맑은 하늘에 유니콘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달랐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때 나는 언제나 즐거웠다.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하게 되는 일. 조금이라도 시간이 난다면 온 정성을 쏟고 싶은 일. 잘하기보다 나답게 해내고 싶은 일. 누가 뭐라고 해도 기죽지 않는 일. 쓰고 그리는 일이 내게 그랬다. 세상엔 이런 일도 있구나. 여기가 내 자리구나.
물론 지금은 이 일로 먹고살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날까지 회사도 열심히 다니고 글과 그림에도 정진해야지. 그때가 되면 나도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면서 즐겁고 신나는 일은 분명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