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생활을 단순화시키는데 관심이 많다. 물욕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에게 이것은 일종의 훈련이다. 단순화시킨다는 것은 무조건 버리고 치운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 그 핵심에 조금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생활의 주도권이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을 때쯤 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싶어 했다. 내 주변에는 모든 시작의 조각들이 난무했고 어느 것 하나 정성껏 꿰어가지 못했다. 그 조각들은 고운 모래사장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처럼 뾰족한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과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했다. 내가 가지고 싶어 하던 것들은 남들이 가진 것을 탐내는 열등감에 불과했다. 남들이 가진 것은 모두 다 가지고 싶었고 당연히 충족될 수 없는 욕망 속에서 나는 언제나 길을 잃었다.
인생의 풍랑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들에 집중해야 된다. 최소한의 것들을 제대로 해내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길을 찾기 위해 필요 없는 것들 잘라내는 연습 중이다. 아직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사소하게는 내가 편하게 입는 옷 스타일을 정하고 그 외에 것은 처분한다. 단순해진 옷장은 아침마다 옷 고르는 일에 드는 노력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 새로운 맛집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는 대신 내 입맛에 맞는 밑반찬 두어 가지를 준비해 소박하게 배를 채운다.
어떤 옷을 입었을 때 편하고 어떤 반찬을 좋아하는지와 같은 단순한 질문들은 '나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라는 심오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유대를 돈독히 하는 것보다 혼자 책을 읽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 인기 있는 사람보다 조용한 사람이 되는 게 더 편하다는 것. 인정받는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글을 쓰는 게 더 행복하는 것.
모임을 줄이고 필요 없는 말을 줄이고 나를 증명하는 서류를 줄이면서 유한한 시간을 정말 소중한 곳에 쓸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