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가 내 말버릇을 따라 할 때면, 내가 자주 하는 말들을 그 작은 입에서 쏟아낼 때면 포근하고 생경한 느낌이 든다. 외계인들만 가득한 세상에 동족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었던 외로움이 말랑말랑해진다.
그렇게 비슷한 말투와 표정, 생활습관을 공유하며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어간다. 생판 남이었던 남자를 만나 이제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를 통해 진짜 사랑을 배우는 중이다. 이렇게 말하면 우리 아빠, 엄마가 조금 섭섭해하시려나. 아마도 말로 다 못할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시겠지.
이 가족은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졌다. 결혼을 하겠다는 선택, 아이를 낳겠다는 선택. 온전히 나의 선택이므로 온전히 내가 책임질 것이다. 우리들의 포근한 세상이 언제나 이 거친 세상에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 오랫동안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