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어르고 달래기 위해 아무 말이나 쏟아낼 때면 가끔 나 스스로도 감탄할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 말을 잘했나! 이 말은 다시 생각해도 멋지다! 역시 인간은 위기에 순간에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나 보다.
아이가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할 때면, 내가 자주 하는 말들을 그 작은 입에서 쏟아낼 때면 따뜻하고 생경한 느낌이 든다. 외계인들만 가득한 세상에 동족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었던 외로움이 말랑말랑해진다.
비슷한 말버릇과 표정, 생활습관을 공유하며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어간다. 생판 남이었던 남자를 만나 이제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와 함께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낯선 세상에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아이를 위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는 사실, 품 안의 아이를 내려놓아야 하는 분리불안 나를 향한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